[아시아경제 김진우 기자]'가깝고도 먼 나라' 한국·중국·일본 3개국은 지리적으로 인접해 있지만, 문화적인 면이나 생활적인 면 등 여러 면에서 차이점이 있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새 가족을 꾸리는 결혼, 안타까운 결별을 하는 이혼 등에서도 유사하면서도 다른 경향이 있어 주목된다.
17일 기획재정부와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인구 1000명당 결혼을 한 인구수를 뜻하는 조혼인율(이하 혼인율)은 중국이 가장 높고, 한국, 일본 순으로 나타났다.
중국은 혼인 등기가 쉬워지는 등 제반 행정절차가 편리해져 혼인율이 최근 5년간 급증했다. 2005년 혼인율은 6.3명이었으나 매년 꾸준히 그 수가 증가해 지난해에는 인구 1000명당 9.3명이 결혼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과 일본은 혼인율이 최근 들어 횡보세를 보이고 있는데 지난해 한국은 인구 1000명당 6.5명이, 일본은 5.5명이 결혼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최근 3년간 6명대, 일본은 5명대에의 혼인율이 왔다갔다 하고 있다.
한중일 3개국 가운데 조이혼율(인구 1000명당 이혼을 한 인구수)이 가장 높은 국가는 한국이었으며 일본과 중국은 비슷한 수준이었다.
한국은 2000년대 초반부터 현재까지 2.5명 수준을 보이고 있으며, 일본도 같은 기간 2명 수준의 이혼율을 기록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 2002년 이혼율이 불과 0.9명에 그쳤으나, 매년 꾸준히 상승해 지난해 2.0명으로 일본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중국은 혼인에 이어 이혼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변화를 보였는데, 도시로 유입되는 농촌 인구수가 증가하며 부부가 별거하는 사례가 증가하는 등 이혼율도 동반 상승한 것으로 분석된다.
고학력·고소득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가 증가하면서 결혼을 기피하는 현상이 사회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고 재정부는 진단했다. 학력 수준이 높을수록 도시화가 진전될수록 여성의 결혼 의사가 낮은 이유는 이들 여성의 경우 기대수준에 부응하는 남성을 결혼시장에서 만나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또 아시아 지역의 경우 이혼율이 증가하고 있으나 아직도 이혼을 기피하는 문화가 상존해 결혼에 보다 신중해지는 경향이 있는 것도 또 하나의 원인으로 손꼽힌다.
아울러 서양의 경우 일과 육아가 병행되는 문화가 일반화 돼 있으나 아시아는 맞벌이를 선호하는 추세로 변했음에도 가사 노동의 대부분을 여성이 담당하기 때문에 혼인율이 감소하고 있는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재정부 관계자는 "아시아에서 혼인율이 증가하기 위해서는 유교적 가부장 제도와 전통적 성역할에 대한 사회적 태도 변화가 시급하다"면서 "기혼자 위주의 출산대책에서 벗어나 결혼 장려를 통해 저출산에 대응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진우 기자 bongo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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