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산장애 올들어 100건
안정화 위한 투자 무신경
[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증권사들의 주식워런트증권(ELW) 유동성공급자(LP) 역할과 관련한 전산장애 건수가 올들어 100건에 육박해 시스템 안정화가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자 거래정보가 유출되는가 하면 증권사가 자체적으로 구축한 ELW LP 전산시스템이 빈번하게 오류를 일으키고 있는 것.
일부 증권사는 잦은 시스템 오류와 관련해 한국거래소 공시를 통해 해명에 나서기도 하지만 투자자들의 불신은 커지고 있다.
1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동양종금증권은 지난 6월3일에 이어 14일에도 ELW LP 시스템에서 전산 장애가 발생했다. 회사측은 이날 '동양 1601삼성SDI콜' 등 4개 ELW에 대한 LP 전산장애가 발생했다고 공시하며 진화에 나섰으나 투자자들은 거래를 제대로 할 수 없어 애를 먹었다.
LP는 유동성이 부족한 종목에 대해 지속적으로 매도, 매수 호가를 제시하면서 가격 형성을 유도하는 역할을 한다. LP측의 전산장애로 호가가 제시되지 않으면 투자자들은 원하는 가격에 매매를 할 수 없어 자금 회수 및 투자 기회를 잃게 되는 셈이다.
동양종금증권 관계자는 “15일 추가 상장하는 종목을 업그레이드 하는 과정에서 장애가 발생했다”며 “차세대 시스템이 아닌 별도의 LP 전산시스템에서 발생한 오류로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초 급락장에서 HMC투자증권, 동부증권, 미래에셋증권 등 3개 증권사의 ELW LP 전산시스템이 장애를 일으켜 1~3시간 동안 호가를 제출하지 못했다. 거래가 활발한 장중에 전산장애가 발생해 호가를 확인하지 못한 투자자들은 발만 동동 굴러야 했다.
전업 ELW 투자자 황 모씨는 “ELW LP시스템 오류에 대해 대다수 증권사들이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있지만 촌각을 다투는 거래임을 감안할때 적지않은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거래는 증권사에 대해 IT투자에 적극 나설 것을 권고하고 지난해 2분기부터 LP와 관련한 평가기준을 개정해 분기별로 등급을 부여하고 있으나 이렇다 할 효과는 나타나지 않는 상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주식워런트증권 유동성공급자 전산장애 공시가 정정공시를 포함해 143건에 달했고, 올 들어서도 100건에 육박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거래소 관계자는 “LP 전산장애로 발생한 피해는 일차적으로 증권사의 책임”이라며 “IT투자를 권유하고 평가제도도 도입했으나 전산장애 건수가 줄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각 증권사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임철영 기자 cyl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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