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원자바오 중국 총리가 14일 랴오닝성 다롄에서 열린 2011 하계다보스포럼(WEF)에서 부채 위기를 견디고 있는 유럽에 대해 지원 의사가 있음을 시사했다.
미국의 경제 채널 CNBC 14일 보도에 따르면 원 총리는 이날 WEF에 참석한 기업 최고경영자(CEO)와 정책 결정자들에게 "중국은 유럽을 도울 준비가 돼 있다"면서 "최근 호세 마누엘 바로소 EU 집행위원장과의 전화 통화에서도 중국이 더 많은 돈을 유럽에 투자할 의향이 있음을 밝혔었다"고 말했다.
원 총리는 "다만, 세계무역기구(WTO) 회원국들이 2016년 중국의 시장경제지위를 인정하기 이전에 유럽이 중국의 시장경제지위를 먼저 인정해야 한다"고 조건을 달았다.
그는 "유럽이 중국의 시장경제지위를 인정하는 것이 친구가 친구를 인정하는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CNBC는 WTO가 2001년 중국 가입 당시 15년간 시장경제지위 인정을 유예하기로 했었지만 이 보다 일찍 유럽이 중국의 시장경제지위를 인정한다면 중국이 유럽 시장에서 각종 무역 분쟁을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원 총리는 중국이 유럽을 지원하기에 앞서 선진국들이 부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더 적극적인 해결책을 내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외국인 투자자들을 부채 리스크로부터 보호해 달라고 요청했다.
원 총리의 연설 후 전문가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JP모건 홍콩 지사의 징 울리치 중국 전문가는 "중국이 유럽 지원 가능성을 내비친 것은 중국이 유럽 국채 주요 보유국이라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는 반응을 내놨다.
그러나 리다오쿠이 칭화대 교수 겸 중국 인민은행 통화정책위원은 유럽 문제에 있어 중요한 것은 유동성이 아닌 재정 시스템 개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가장 큰 문제는 유동성이 아니다. 세계 유동성은 이미 풍부하다"며 "유럽은 국가 재정 개혁을 위한 대책을 내놓고 약속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선미 기자 psm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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