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유럽서 50만대 팔 것"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올해를 '현대차 10년의 시작(the beginning of the Hyundai decade)'이라고 천명했다. 올해부터 유럽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겠다는 의미다.
정 부회장은 13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모터쇼에 참석해 "새롭게 선보이는 신형 i30로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할 것"이라면서 "이를 기반으로 내년 유럽에서 50만대를 판매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 부회장이 유럽시장 강화를 천명한데는 그동안의 성과가 다소 부진했기 때문이다. 현대차의 유럽 진출이 30여년이 됐지만 시장점유율은 3%에도 못 미치고 있다. 중국과 미국 등에서 질주하는 것과는 사뭇 대조를 보이는 양상이다.
현대차는 해치백을 앞세워 유럽시장 점유율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유럽인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제품 사양을 적극 반영했다. 지난 3월 제네바 모터쇼에서 선보인 중형 CUV인 i40에는 '유러피언 프리미엄'이라는 수식어를 붙일 정도로 적극적인 현지화 정책을 선택했다.
정 부회장이 언급한 '현대차 10년의 시작'에 대해 외신들도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라이언 빈 미국 오토모티브뉴스 기자는 "현대차의 글로벌 판매실적이 2007년 170만대에서 올해 40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 같은 성과를 감안한다면 정 부회장의 발언을 결코 간과할 수 없다"고 밝혔다.
정 부회장은 기아차 사장 재직 시절부터 모터쇼에 빠짐없이 참석해왔다. 이같은 그의 행보는 현대차 실적에 있어 중요한 변곡점이 됐다. '현대차 10년의 시작'이라는 언급에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지난해에는 제네바를 비롯해 중국 베이징, 부산, 파리모터쇼에 모습을 드러냈으며 올해 초에는 미국 디트로이트모터쇼에 참석해 '모터쇼 경영'이라는 말을 만들기도 했다.
기아차 사장 시절인 2006년 파리모터쇼에서는 '디자인 경영'을 선포해 '디자인 기아'의 토대를 구축했으며 2009년 프랑크푸르트모터쇼에서는 "현대차는 위기를 극복했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지난 1월 디트로이트모터쇼에서는 벨로스터 발표와 함께 'new thinking, new possibilities(새로운 생각, 새로운 가능성)'이라는 현대차의 새로운 슬로건을 소개해 주목을 이끌었다. 이후 현대차는 올해 미국시장에서 월별로는 최초로 10%벽을 돌파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정 부회장이 현대차의 새로운 10년을 천명한 것은 유럽 시장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준다"며 "유럽 시장에 대한 현대차의 공격 경영이 한층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일권 기자 i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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