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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달러 페그제 인플레이션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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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달러 페그제 인플레이션 딜레마 홍콩 CPI 추이/그래프 F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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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환율을 미국 달러에 고정해 놓은 홍콩의 달러 페그제 때문에 홍콩 정부가 인플레이션 딜레마에 빠졌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9일 보도했다.


홍콩은 1983년부터 달러 페그제를 도입해 미화 1달러 당 7.80홍콩달러 환율에 묶어두고 있다.

인플레이션 리스크는 홍콩이 달러 페그제를 유지할 경우 견뎌야 하는 가장 큰 부작용 중 하나다.


최근 미국이 느슨한 통화 정책을 펴며 달러화를 찍어 내면서 달러 페그제 적용하고 있는 홍콩에도 덩달아 과도한 유동성이 공급되고 있다.

게다가 홍콩 경제가 미국과 다른 상황에 처해 있다고 하더라도 환율 제도에 따라 홍콩의 기준 금리도 미국을 따라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홍콩은 꼼짝 없이 2013년까지 제로 금리를 유지해야 한다.


연간 8% 이상 성장을 하고 있는 중국 덕택에 강한 경제 성장 모멘텀을 가지고 있는 홍콩으로서는 저금리, 유동성 유입으로 인한 경기과열이 불가피해졌다.


홍콩 부동산 시장은 2009년 초 이후 현재까지 70%나 오르며 경기과열의 신호를 나타내고 있다. 홍콩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7월 7.9%를 기록해 1995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에 올라와 있다.


이에따라 최근 홍콩의 환율제도를 비난하는 경제 전문가들도 많아지고 있다. 스튜어트 걸리버 HSBC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홍콩 정부가 인플레이션 리스크를 계속 키우는 달러 페그제를 계속 유지해야 할지 고민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HSBC "홍콩이 달러 페그제를 검토한다면 완전한 변동환율제나 다른 통화와의 페그제 보다는 홍콩 주요 교역 대상국의 통화 가치를 반영한 통화 바스켓과의 변동환율제로 바꾸는 게 나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위안화 국제화를 빠르게 추진함에 따라 홍콩이 머지않아 달러 페그제 대신 위안화에 홍콩달러를 연동시키는 환율 제도를 채택할 것이라는 소문도 돌고 있다.


그러나 홍콩 당국은 달러 페그제에 대한 뚜렷한 대안이 없는 한 현행 제도를 계속 유지할 것이란 입장이다. 홍콩은 수출 경제 의존도가 높은데다 도시 규모가 작고 모든 것이 오픈돼 있어 달러 페그제를 폐지하면 홍콩달러와 홍콩 금융시스템의 안정성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노먼 찬 홍콩금융청장은 "문제 없이 딱 들어맞는 환율 제도는 있을 수 없다"며 "달러 페그제를 폐지하고 다른 어떤 대안들을 적용한다 하더라도 또 다른 문제들이 생겨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선미 기자 psm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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