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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태현│아내한테 잘못했을 때 들려주면 좋은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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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태현│아내한테 잘못했을 때 들려주면 좋은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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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것도 처음이에요. 상은 둘째 치고 후보에까지 안 올릴 건 또 뭐에요? (웃음) 만약 올해도 후보에 안 올랐으면 정~말 속상했을 것 같아요. 그럼 이제 난 뭘 해야 하나, 그런 생각 있잖아요.” 올해 백상예술대상에서 <헬로우 고스트>로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차태현의 말이다. 기쁨에 찬 수상소감도, 웃자고 덤벼드는 시상소감도 아닌 ‘후보소감’이라니. 정말 차태현이 웃는 게 웃는 게 아니다. <엽기적인 그녀>의 견우로 스크린에 데뷔한 지 10년, 쉬지 않고 “내가 가장 잘하고 관객들도 나한테 원하는” 코미디 영화에 꾸준히 출연해왔지만 그 흔한 트로피 하나 손에 얻지 못했다. “물론 상 때문에 영화를 하는 건 아니지만 코미디가 너무 평가 절하돼 있으니까 그게 정말 속상한 거죠. 예전에는 오기가 생겨서 정말 코미디 영화로 상을 받고 싶었는데 이젠 코미디 영화까진 아니더라도 밝은 분위기의 영화로라도 상을 받고 싶은 마음이에요.”

물론 영화제 수상결과와는 별개로, 관객들은 여전히 차태현표 코미디 영화를 찾는다. <복면 달호>나 <첫사랑 사수 궐기대회>처럼 “완전히 나 혼자 돋보이는” 영화부터 “코미디는 (왕)석현이가 담당했고 나는 옆에서 펌프질만 했던” <과속스캔들>까지, 차태현은 늘 보는 사람들이 편안하게 웃을 수 있는 자연스러운 코믹연기를 선보였다. “관객 분들이 어느 순간부터 차태현 영화를 보고 한 번도 웃지 않고 영화관을 나서면 나한테 배신감을 느끼는 것 같더라고요. 뭐야, 차태현 나온다고 해서 웃길 줄 알았는데 아니잖아. 이런 평가도 무시할 수 없죠. 그래서 제 욕심대로 한꺼번에 변신하기보다는 지금처럼 조금씩 조금씩 다른 모습을 보여줘야 할 텐데, 요즘은 또 관객들 눈높이가 워낙 높아져서 영화에서 뭔가 임팩트 있는 걸 보여주지 않으면 안 되겠더라고요.”


기수영화 <챔프>는 그런 고민의 결과물이다. “제가 뭔가 다른 모습을 보여줘야 할 타이밍에 때마침 <챔프> 대본이 들어왔어요. 일단 책(대본)이 재밌다는 생각이 들었고 기수 역할도 처음이고 손에 땀을 쥘 정도의 경주 신도 있고. 제가 말을 하나도 못 타는데도 이 영화를 선택한 이유는 바로 그런 점들 때문이었어요.” <챔프>에서 시력을 잃어가는 기수 승호 역을 맡은 차태현의 지난 10개월은 “편집본에서 내가 말 타는 장면만 나오면 그렇게 슬프고 벅차오를” 정도로 고된 시간이었다. 차태현이 “이번에는 재밌기보다 진지한 캐릭터”라고 예고한 것처럼 <챔프>는 웃음기 대신 감동을 꾹꾹 눌러 담은 작품이다. 그렇다고 너무 걱정하진 마라. 차태현 특유의 코믹함이나 능글맞은 매력은 여전하니까. 이 세상 모든 애처가들을 대표해 ‘아내한테 잘못했을 때 들려주면 좋은 노래’를 추천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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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태현│아내한테 잘못했을 때 들려주면 좋은 노래

1. 김종국의 <네 번째 편지>
“제 결혼식 때 (김)종국이가 축가로 불러줬어요. 그게 ‘편지’의 처음이자 마지막 무대였죠. 앨범 내고 바로 군대에 갔으니까. (웃음) 음악 방송에서 ‘편지’를 불렀으면 참 잘됐을 텐데, 그래도 이 노래 아시는 분들 많으실 거예요.” 입대 전날까지 ‘편지’ 뮤직비디오 촬영을 했던 김종국은 조용히 훈련소를 향했고, 그렇게 4집 앨범은 아쉽게도 ‘얼굴 없는 가수’의 그것으로 남게 되었다. ‘편지’는 정말 사랑하지만 그것을 잘 표현하지 못하는 남자에 대한 노래인 동시에 팬들과 2년 동안 떨어져 있어야 했던 가수 김종국의 마음을 담은 곡이기도 하다. 물론 ‘남편’ 차태현에게는 ‘마음은 넘쳐도 입술은 인색해’, ‘내가 그대를 사랑합니다. 감히 영원을 약속합니다’라는 가사가 아내의 마음을 풀어주기에 딱이긴 하지만 말이다.

차태현│아내한테 잘못했을 때 들려주면 좋은 노래

2. 트랙스의 <오! 나의 여신님 (EP)>
“아내한테 전화 올 때만 나오는 벨소리에요. 잘 보이려고. (웃음) 이 노래를 택한 건 순전히 ‘오! 나의 여신님’이라는 가사 때문이에요. 물론 스스로 선택한 벨소리! 크흐흐흐. 트랙스의 정모 군과는 같은 야구단에 소속돼 있어서 친한데, 이런 분위기의 노래가 정말 좋더라고요.” 아내만을 위한 벨소리를 따로 지정해놓는 로맨티스트 차태현. 한 여자에게 마음을 모두 빼앗겨버린 듯 ‘눈이 눈이 너만 바라보게 하는 걸. 내 맘이 맘이 너를 가득 채워버린 걸’이라는 고백도 그렇지만, 차태현의 말처럼 사랑하는 여자를 ‘나의 여신’이라 부르는 대목이 특히나 귀엽다. 록그룹 트랙스가 지난해 발표한 두 번째 미니앨범 타이틀곡이며, 트랙스에서 기타를 연주하고 있는 정모는 최근 슈퍼주니어의 김희철과 M&D를 결성해 활동했다.


차태현│아내한테 잘못했을 때 들려주면 좋은 노래

3. 윤종신의 <6집 육년>
“‘오래전 그날’은 제가 좋아하는 노래 중 하나였는데, 6집에서는 ‘지금 내 방엔 나만을 믿고 사는 한 여자와 잠 못 드는 나를 달래는 내 아기의 그 숨소리만이’라고 가사를 바꿨더라고요. 새벽에 우리 아들을 재우면서 이 노래를 들었는데 정말 깜짝 놀랐어요. 아니, 내 상황이랑 똑같은 거야. 크흐흐. 우리 아기가 정말 잠을 안 잤어요. 두 시간 안아서 재우다가 내려놓으면 겨우 두 시간 자고, 만약 한 시간만 있다가 내려놓으면 엥~하고 울어요. 처음엔 힘들었는데 이게 어느 정도 익숙해지니까 막 거실에서 이어폰 귀에 꽂고 음악 들으면서 여유로운 자세로 아이를 재웠거든요. (웃음) ‘나만을 믿고 있는 한 여자’에서는 아내가 생각나고, ‘내 아기의 숨소리’ 같은 경우엔 그 때 내가 아들을 안고 있었어요. 가사가 그렇게 짠하게 다가올 수가 없더라고요.” 정확히 말하자면 6집에 수록된 ‘오래전 그날’의 가사가 오리지널 버전이다. 윤종신은 “원래 작곡가 박주연 씨가 써준 가사가 더 슬프다”면서 자신의 콘서트에서 원래 가사 대로 불렀고, 콘서트 라이브 앨범에는 ‘오래전 그날(Original Ver.)’과 함께 그 가사가 믿기지 않는다는 듯한 팬들의 비명소리가 함께 실려 있다.


차태현│아내한테 잘못했을 때 들려주면 좋은 노래

4. 홍경민의 < Evolution of Rhythm >
“종국이 노래 추천했으니까 경민이 것도 하나 해줘야겠네요”라는 우스갯소리와 함께 차태현이 추천한 두 번째 곡은 홍경민의 7집 앨범 타이틀곡인 ‘사랑, 참...’이다. SBS <시크릿 가든>의 ‘그 남자’, MBC <최고의 사랑>의 ‘나를 잊지 말아요’를 작곡했고 윤도현의 ‘사랑했나봐’와 이승철의 ‘긴 하루’를 작사, 작곡했던 전해성이 만든 ‘사랑, 참...’은 홍경민의 거친 보이스와 애절한 가사가 잘 어우러진 노래다. 비록 이 곡은 떠나는 연인을 미처 붙잡지 못했던 지난날을 후회하는 남자의 노래지만, ‘미안해 할 말이 없다. 이런 내 마음 다 아는 너이니까’라는 가사는 13년이라는 오랜 연애 끝에 5년 전 결혼식을 올린 차태현과 그의 아내가 공감할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차태현│아내한테 잘못했을 때 들려주면 좋은 노래

5. 토이의 < Thank You >
남자들이 좋아하는 여자를 위해, 특히 노래방에서 노래를 불러줄 때 절대 빠지지 않는 ‘플레이리스트’ 중 하나가 바로 토이의 노래다. 감성적인 가사와 귀에 착착 감기는 달콤한 멜로디는 ‘아내에게 들려주면 좋아할 것 같은 노래’로 꼽을만한 이유로 충분하다. 홍대의 훈남 뮤지션으로 알려진 이지형이 객원 보컬로 참여한 ‘뜨거운 안녕’은 토이가 6년 만에 발매한 여섯 번째 앨범의 타이틀곡이자 무려 14년 만에 토이를 지상파 음악방송 <뮤직뱅크> 1위 수상자로 만들어 준 영광의 노래다. 다른 뮤지션들이 음악방송이나 공연장에서 자주 부른 것은 물론, 2008-2009 시즌 그랑프리 파이널 대회의 갈라쇼에서 김연아 선수의 테마곡으로 쓰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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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태현│아내한테 잘못했을 때 들려주면 좋은 노래

어느 순간 차태현은 더 이상 멜로 영화를 찍지 않고 코미디 영화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또 어느 순간, 차태현은 주인공이 받을 수 있는 스포트라이트에서 한 발자국 비껴있었다. <과속스캔들>에서는 박보영과 왕석현이 주목받았고, <헬로우 고스트>를 본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린 건 배우들의 이름보다는 마지막 반전이었다. “어느 시점에서 관객들이 나에게 지치는지는 배우가 잘 알죠. <과속스캔들>에서도 제가 막 웃기게 나올 수도 있었지만 오히려 제가 크게 부각되지 않았던 게 관객들한테 신선하게 다가갔던 것 같아요.” 앞으로도 차태현의 기막힌 반전은 기대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하지만 늘 자신의 욕심과 관객의 욕구 사이에서 고민하는 한, 차태현은 반전보다 더 놀라운 발전을 우리에게 보여줄 것이다.


사진제공. 영화사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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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아시아 글. 이가온 thirt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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