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솔 기자]국내 증시의 조정 가능성을 높게 본 외국인 투자자가 옵션 시장에서 '하락 베팅'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 나왔다.
31일 김현준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전일 현물 외국인의 순매수 전환에도 불구하고 옵션 외국인은 국내 증시의 하락에 베팅한 것으로 판단한다"며 "다음 주 동시만기를 앞두고 국내 증시의 조정 가능성을 감안한 포지션이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외국인은 지난 30일, 1일 이후 29일 만에 현·선물을 동반 순매수했다. 하지만 아직 외국인 투자자들의 시각이 달라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외국인이 지난 29~30일 코스피 풋옵션을 각각 106억원, 95억원 규모 순매수했기 때문. 콜옵션은 각각 39억원 순매도, 33억원 순매수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외국인은 풋옵션 매수에 무게를 뒀다고 볼 수 있다.
야간선물 시장에서도 외국인의 '하락 베팅'이 관찰됐다. 지난 26일 이후 3거래일 동안 외국인은 야간선물 시장에서 총 2388계약을 순매도, 야간선물 개장 이후 3거래일 합계 기준으로 역대 최대 폭을 팔아 치웠다. 이 기간 미결제약정도 831계약 증가했다.
김 애널리스트는 "이번 주 옵션 외국인의 만기 손익구조만을 살펴보면 외국인은 코스피200선물 225 이하(코스피 기준 약 1750)부터 이익 구간인 반면 245(코스피 기준 약 1900) 이상에서는 손실 구간인 것으로 나타났다"며 "지난 17일 뚫지 못했던 1900선을 이번에도 회복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는 데에 베팅한 셈인데 220~240 풋옵션 전구간의 미결제약정 증가를 감안할 때 신규 하락 베팅일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다만 국내 증시 등락과 관계없이 만기 이전에 변동성이 상승할 경우 이익 구간은 낮아지고 손실구간은 높아지므로 단순 해석에는 조심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덧붙였다.
이솔 기자 pinetree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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