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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임기 544일..기업프렌들리, 규제 전봇대 뽑기 실종

[아시아경제 이의철 기자] 기업프렌들리와 친시장, 규제완화를 주축으로 하는 MB노믹스의 정신이 정권 후반기로 가면서 급속도로 동력을 상실하고 있다. 기업프렌들리는 동반성장, 친시장은 친서민,규제완화는 전방위 물가잡기로 변질되고 있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이 경축사에서 밝힌 '공정사회''공생발전' 등의 화두가 정부 정책의 주요 키워드로 부상하면서 여기에 집착하는 관료들의 정책운용이 눈에 보이지 않는 규제를 양산하고 있다.이는 정부의 규제를 최소화하고, 세금을 줄여 경제주체들이 시장에서 자유롭게 경쟁하고 창의를 발휘한다는 MB노믹스의 기본 정신마저 훼손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중소기업 적합업종 선정이나 대안주유소와 같은 정책들이다. 특히 각종 태스크 포스를 통한 물가잡기 정책은 반(反)시장, 반(反)기업이란 지적까지 받고 있다. 심지어 정부가 주도해 구글의 '안드로이드'와 같은 한국형 모바일 운영체제(OS)를 개발하겠다, 서민에게만 고금리를 주는 금융상품 개발하겠다는 둥의 설익은 정책까지 난무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의 슬로건은 "줄푸세타고 747"(경선후 박근혜 측 공약 추가)로 요약된다. 이는 "세금은 줄이고, 간섭과 규제는 풀고, 법치주의를 확립해 7% 성장,4만달러 소득, 세계 7위 경제를 이룩하자"는 뜻이다.

그런 점에서 "비즈니스 프렌들리 정부를 만들겠다. 기업이 잘돼야 국가가 잘된다는 게 소신이다."(2007년 12월 28일, 이명박 당선인 재계총수들과의 간담회) "공직자는 머슴이다. 말로만 머슴이라고 하지만 국민에게 제대로 머슴 역할을 했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이명박 대통령, 2008년 3월 1일 기획재정부 첫 업무보고) "정부가 기업에게 불편을 주는 일이 무엇인지 올해안에 하나하나 해결하려고 작심하고 있다."(2008년 3월 31일, 제 1차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솔직히 기업인들이 투자를 많이 하는 게 제일 반갑다. 정부는 기업인들의 투자환경을 적극적으로 만들겠다."(2008년 4월 28일, 일자리창출을 위한 민관합동회의)는 정권 초기 대통령의 발언은 MB노믹스의 철학을 집약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 이명박 정부의 국정목표는 '공생발전'이다. 뜻은 참 좋다. 환경과 경제, 성장과 분배, 경제발전과 사회통합,국가와 개인간의 조화로운 발전을 도모한다는 아주 좋은 내용이다. 문제는 담론으로만 남아있다는 점이다. 더구나 공생발전의 각론은 MB노믹스와 곳곳에서 충돌한다. 친서민을 하려니 감세가 걸리고, 동반성장을 하려니 기업프렌들리와 충돌한다. 기업들을 독촉해서 물가를 잡으려다 보니 새로운 규제가 필요한 식이다.


여기에 공생발전은 인위적인 설계의 냄새까지 난다. 인위적인 경기부양이 부작용을 반드시 초래하듯, 정부 주도로 기업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발상은 위험하다. '정부라면 모든 것을 다할 수 있다는 생각', '뭐든 하면 된다'는 철학을 밑바탕에 깔고 있다. 게다가 선의(善意)를 바탕으로 공생의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계획은 애당초 실현 불가능하다.왜냐면 시스템을 구성하는 개인은 선의로만 움직이지 않기 때문이다.


기업가는 일자리를 늘리겠다는 '착한 마음'으로 투자를 결정하지 않는다. 자선활동을 하기위해 위험을 감수하지 않는다. 오히려 번들거리는 탐욕과 돈을 벌겠다는 이기심이 기업가들로 하여금 위험을 감수해 혁신을 하도록 만든다.


그래서 좋은 경제정책의 요체는 기업가의 '이기심'이 최대한 사회적 이익으로 이어지도록 만드는 데 있다. 기업가들에게 사회적 이익에 직접적으로 봉사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어불성설이요, 원하는 결과를 얻지도 못한다.


"기업들이 공생발전을 위해 적극적인 결과물을 내놓을 때 인센티브를 주겠다"(김동수 공정거래위원장, 유럽상의 초청특강)는 식의 발언은 그런 점에서 위험하다. 이명박 대통령은 마침 31일 30대 대기업 총수들과 만나 공생발전을 설명하고 협조를 구할 예정이라고 한다.


지금 대한민국 경제관료들의 머릿속엔 정권이 출범하던 초기의 기업프렌들리, 친시장, 규제완화의 정신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찾기 힘들다. 대통령은 대기업 총수들을 만나 '공생발전'에 대한 오해를 말끔히 해소하고, 대불공단 전봇대를 뽑아 제끼던 그 초심으로 돌아갈 것을 권한다.
이의철 정경부장겸 부국장 charlie@




이의철 기자 charli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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