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태진 기자, 조목인 기자]26일 오전 서울 광진구 구의동 프라임저축은행 테크노마트점은 평소와 다름없이 차분했다. 지난 6월 대주주가 불법대출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는 소식으로 장사진을 이뤘던 모습과는 대조적이었다. 영업이 시작되기 전, 출입문 앞에는 4~5명의 고객이 혹시나하는 마음으로 서성거릴 뿐 대규모 예금인출(뱅크런)의 조짐은 보이지 않았다.
9월 적금 만기를 앞두고 있다는 서 모씨는 "만기일이 보름정도 남았는데 불안해서 인출하러 왔다"며 "주변에서는 괜찮을 거라고 하지만, 몇개월 째 호전되는 분위기가 아닌듯해서 이자 수익을 포기하기로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창구를 방문한 대부분 고객들은 상황을 지켜보러 나왔을 뿐 예금 인출 의사를 보이지 않았다.
뱅크런 가능성에 가슴을 졸였던 직원들도 안도했다. 창구 직원 송은혜 씨는 "전날 워크아웃 소식이 알려진 직후 평소 보다 많은 문의전화가 걸려왔을 뿐 이후에는 차분했다"며 "6월에 상당 수 고객들이 예금을 인출한데다 그룹 워크아웃 돌입이 저축은행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26일 오후 1시 현재 프라임저축은행 예금 순유출 규모가 50억원을 조금 웃도는 정도로 파악하고 있다. 지난 6월 하루 290억원이 빠져나간 것과 비교하면 크게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는 게 당국 측의 설명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프라임그룹의 자금 조달 능력이 이미 시장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에 워크아웃 개시가 큰 부담으로 작용하지 않은 것"이라며 "9월 하순 저축은행 경영진단 결과 발표 이전에 저축은행의 자구계획이 나와야하는 만큼 상황을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프라임저축은행은 금감원 경영진단에서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기준치에 미달돼 증자 등 자구 노력을 요구받았다. 프라임저축은행은 이미 지난 3월 말 551억원 적자를 기록 중이다. BIS 비율도 5.1%로 적기시정조치 대상(5%) 기준을 간신히 넘겼다.
조태진 기자 tjjo@
조목인 기자 cmi0724@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