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성호 기자]"하청업체라는 용어가 협력사로 바뀌었는데 사실 생사(生死)를 함께 하는 파트너(Partner)라는 표현이 더 적합한 것 같습니다."
삼성SDI 관계자는 'S-파트너 인증제도'를 설명하며 "협력사와 어깨동무를 하고 세계시장으로 나가고 있기 때문에 협력사가 바로 SDI의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이 제도를 통해 삼성SDI는 모든 협력사를 대상으로 자가진단 및 방문 현장심사를 실시해 품질개선을 위한 공동노력을 진행하고 있는데 이는 중소기업들의 경쟁력을 높이자는 취지다. 협력사의 품질이 바로 삼성SDI의 글로벌 성장 잠재력으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SDI를 비롯해 삼성그룹의 전자전기계열사인 삼성전기와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SMD) 등도 협력사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다양한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삼성SDI는 'S-파트너'제도 외에 '대중소 저탄소 그린파트너십 사업'을 운영 중이다.
협력사의 기후변화 대응능력을 높이고 온실가스 감축을 지원하는 이 사업은 오는 11월까지 총 42개 주요 협력사를 대상으로 기후변화 전문가 양성, 온실가스 및 에너지 감축지원, 중소기업형 온실가스 관리시스템 구축 등의 사업을 진행해 공급망 관리체제 구축을 위한 기반을 조성한다. 중소기업의 역량으로는 해법모색이 어려운 부분을 삼성SDI가 적극 지원하고 있는 것이다. 더불어, 기술 경쟁력 제고를 위한 공동 기술개발과 연구진행, 법률 자문지원 적용 대상을 2차 협력사까지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삼성전기의 경우 지난 2004년부터 협력회사 지원 육성 전담조직을 신설해 '자금지원과 경영개선지도 기술협업, 임직원 교육 등 4대 중점전략을 바탕으로 17개 상생 프로그램을 실시하는 등 일관된 협력사 육성정책을 추진 중이다.
현재까지 지원현황을 보면 30개 협력사의 신기술 및 신공법 개발, 생산능력 증설, 공정개선 등을 위해 217억원의 자금을 지원했고 167개 협력사에 평균 3개월 이상 전문 컨설팅 인력을 파견해 경영개선을 지원했다. 또 총 480개 협력사의 녹색성장 체계, IT정보화, 생산경영시스템 구축을 위한 컨설팅 및 교육을 실시, 관련 노하우를 전수했다. 기술협업을 위한 별도의 공간인 '윈윈플라자'도 설치했다.
SMD는 조수인 사장이 주요 협력사 대표와 함께 실질적인 협력관계 구축을 정기적으로 마련하고 있다.
최근 조 사장은 충남 천안 소재 '롬엔드하스전자재료코리아' 등 협력사를 차례로 방문해 협력사의 경영 현안을 총체적으로 공유, 점검했다. 조 사장은 올 연말까지 총 20여개 협력사를 지속적으로 방문해 공동과제 점검과 혁신 아이템 발굴 등을 통한 창조적 협력관계를 강화할 예정이다.
한편 이들 계열사는 공정거래를 제도적으로 담보할 수 있는 노력도 강화해 나가고 있다.
삼성SDI는 계약체결과 협력사 선정 및 등록, 하도급거래 내부 심의위원회 운영 등 관련 가이드라인을 도입해 최근 불합리하거나 미비한 내부규정을 재개정했다. 또 분기 1회 협력회사 방문 및 온라인(구매포탈)접수를 통해 협력사의 애로사항 및 건의사항을 청취하고 불공정거래 신고센터도 운영 중이다.
삼성전기는 2차 협력사 직거래 전환 및 지원확대를 포함해, 특허 및 기술보호 방안 등도 마련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기의 '상생아카데미'는 그동안 외부 기관의 교육 프로그램에 의지해 온 협력사 임직원들이 실제 현장 중심의 교육을 받도록 했다. 또 이를 통한 산학 컨소시엄도 구성해 협력사 임직원의 교육기회도 넓히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파트너의 어원이 앵글로프랑스어로 공동상속자를 의미하는 파서너(parcener)에서 나왔다"며 "계열사들이 협력사들을 공동운명체로 인식하고 공생시스템을 구축해 나가고 있다"고 자부했다.
박성호 기자 vicman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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