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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트 발굴한 '육상대부' 프랜시스 "자메이카 단거리 비결은.."(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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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우사인 볼트, 아사파 파월, 셜리 앤 프레이저, 네스타 카터, 베로니카 캠벨 브라운…. 이들에게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카리브 해 북부 서인도제도의 섬나라 자메이카 출신이다. 면적 11,424㎢에 인구 280만 명을 조금 넘는 작은 나라. 하지만 육상의 위상은 이와 정반대다. 100m, 200m, 400m 계주 등 단거리에서 절대적인 위치를 자랑한다. 그 비결은 무엇일까.


알프레도 프랜시스는 자메이카육상협회(JAAA) 집행위원이다. 그는 자메이카 육상에서 점진적인 성장의 선두주자로 불린다. 정부, 육상 관계자들과 함께 체계적인 시스템을 구축해 건각들을 키워냈다. 2000년부터 2004년까지 JAAA 청소년 개발 프로그램의 책임자를 자처했고 국내외 많은 대회에서 주니어와 시니어 팀의 리더를 맡았다. 2002년 총책임자로 활약한 자메이카 월드 주니어 챔피언십 팀에서는 볼트의 가능성을 가장 먼저 발견한 인물로 많이 알려졌다. '자메이카 육상의 대부'로 불리는 그를 2011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개막을 앞둔 23일 대구 그랜드호텔에서 만나 자메이카 육상의 힘에 대해 물었다. 다음은 프랜시스와 일문일답.

-대구에 온 걸 환영한다. 이번 대회서 자메이카 성적을 어떻게 예상하나.
▲한국인들의 기대만큼 이뤄낼 것이다.(웃음) 대구 사람들은 무척 친절하다. 좋은 성적으로 이에 보답하겠다. 선수들은 분명 세계기록으로 대구의 이름을 세계만방에 알릴 것이다.


-세계기록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종목은.
▲우사인 볼트 등이 나서는 400m 계주다. 멤버 전체의 기록이 여느 때보다 빼어나다. 경신을 확신한다.

-볼트를 처음 발굴한 사람이라고 들었다.
▲볼트에게서 육상의 재능을 발견한 건 내가 아닌 그의 아버지다. 나는 학교 대표로 뽑힌 그를 지원하고 지켜봤을 뿐이다.


-그가 어떤 선수라고 생각하나.
▲재능이 넘친다. 늘 겸손하고 열정이 넘친다. 늘 자신의 기록을 깨려고 노력한다.


-볼트도 처음엔 풋내기였을 것이다. 그랬던 그가 세계기록을 갈아치운 원동력은 무엇이라고 보나.
▲체계적인 트레이닝 프로그램 덕이다. 볼트가 다니던 학교들은 육상 프로그램이 다소 부실했다. 뒤늦게나마 좋은 코치를 만나 선진 교육을 전수받아 기록 경신이 가능했다.


-이번에도 세계기록을 갈아치울 것으로 예상하나.
▲최고의 경기를 펼칠 것이다. 본인은 어렵다고 하지만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세계기록은 언제 나올지 모르는 일이다.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본다.


-프랜시스 위원도 육상선수 출신이라고 들었다.
▲어렸을 때부터 뛰는 걸 좋아했다. 실력도 괜찮았던 것 같다. 킹스턴대학 부속고교에서 육상부로 뛰었다. 모교는 자메이카 내 육상으로 유명한 학교다. 가장 많은 우승 횟수를 자랑한다. 많은 선후배들이 국제육상연맹(IAAF), JAAA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고. 육상은 킹스턴대학 진학한 뒤에도 계속 이어나갔다. 주 종목은 100m, 200m, 400m 계주였다.


-자메이카에선 유소년들의 육상 접근이 수월한 편인가.
▲육상은 다른 종목과 달리 비싼 장비가 필요하지 않다. 그렇다보니 많은 유소년들이 쉽게 도전할 수 있다. 학교에서의 지원도 좋은 편이다. 전문 프로그램을 갖춘 학교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육상의 인기가 높은 편이겠다.
▲국민스포츠다. 가장 인기가 많다. 해마다 수천 명의 어린이들이 육상에 뛰어든다. 각 나이대별로 다양한 전국대회가 있는데 4살부터 고교생까지 6등급으로 나뉘어 12월 지역예선, 3월 본선 형태로 경기를 열고 있다. 1910년부터 그렇게 대회를 치렀다. 정부나 육상단체들은 이를 제도적으로 도와주려고 애쓴다. 이 가운데 하나가 스포츠전문 업체들의 후원이다. 푸마, 아디다스 등으로부터 장비 및 운영비 등을 지원받는다. 이 같은 시스템이 국제적으로 내놓을 수 있는 성적과 연결된다고 생각한다.


-이들을 가르치는 코치의 선정도 중요한 문제다. 선발 기준이 있다면.
▲따로 기준을 두진 않는다. 단 전문적인 훈련을 필수적으로 받아야 한다. GS 파스터체육대학이 대표적이다.


-볼트 만큼은 아니더라도 육상에서 두각을 나타내면 어느 정도 부와 명예를 얻을 수 있나.
▲솔직히 몇 년 전만 해도 다른 일을 하며 육상을 하는 선수가 많았다. 보다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 건 스포츠전문 업체들의 지원 덕이다. 상금 등 다양한 지원을 통해 육상 인프라를 더욱 탄탄하게 만들고 있다.


-당신도 현역 시절 육상과 다른 일을 병행했나.
▲그렇다. 인쇄 분야에서 일했다. 사실 JAAA에서 무보수로 일하고 있다. 육상을 직업으로 가질 수 있는 사람이 조금이라도 늘길 바라는 마음 때문이다.


-당신과 같은 사람이 많은가.
▲그렇다. 열정만을 가지고 뛰어드는 사람이 많은 편이다. 어린이들을 육성하는 것만큼 값진 사회 환원은 없다. 사실 이 점에서 고민이 많다. 아마추어로 활동하는 선수가 대부분이었지만 어느덧 육상계도 프로화가 됐다. 계속된 기업화와 산업화에 대응할 다양한 변화를 꾸준히 모색해야 한다.



-자메이카는 세계 최고의 육상 강국이다. 인프라 외 다른 요인을 꼽는다면.
▲핏속에 육상에 탁월한 유전자가 있다고 믿는다. (자메이카 등 카리브해 연안 사람들에겐 근육의 빠른 움직임을 만들어 내는 유전자 성분인 '액티넨A'가 발견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생활방식, 문화, 교육시스템 등이 더해져 지금의 성적을 낼 수 있다고 본다.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육상에 대한 사랑이다. 애정이 없다면 자메이카는 결코 챔피언에 오를 수 없었다.


-자메이카 아마추어육상협회의 집행위원으로도 일한다. 청소년들에게 강조하는 부분이 있다면.
▲정정당당하라고 자주 말한다. 스포츠에서 속임수는 용납될 수 없다. 그래서 도덕에 대한 부분도 공부를 게을리 하면 안 된다. 그런 마인드를 주변의 다른 선수들에게도 전파할 때 이상적인 교육 체계가 형성된다.


-운영에 어려운 점도 있을텐데.
▲물론이다. 첫번째는 경기장이 도시에 집중됐다는 점이다. 시골에 위치한 경기장은 대부분 잔디 트랙이다. 자메이카 내 정규규격의 경기장이 5개 있는데, 더 확대됐으면 좋겠다. 육상에 대한 지원도 더 많아져야 한다. 그래야 더 많은 숨은 인재들을 찾을 수 있다. 자메이카에는 무한한 재능을 갖춘 유소년들이 셀 수 없을 만큼 많다.


-자메이카는 단거리 최강을 자랑한다. 노리고 있는 다른 종목이 있다면.
▲투척과 높이뛰기 등이다. 단거리만큼 지원이 이뤄진다면 충분히 세계 벽을 깰 수 있다고 본다.


-한국도 자메이카와 같은 육상 강국을 꿈꾼다. 하지만 동양은 육상 불모지라는 수식어가 자주 따른다.
▲한국은 훌륭한 시설을 많이 갖췄다. 경제적 능력도 있고.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열정이다. 자메이카는 경쟁의식과 자부심으로 지금의 위치에 올랐다. 한국이 주 종목인 양궁처럼 육상에서 선수들 간의 치열한 경쟁이 벌어진다면 '동양은 안된다'는 선입견 따위는 충분히 깰 수 있을 것이다.


-가장 큰 꿈이 있다면.
▲자메이카 내 최고의 육상 의료시스템을 구축하고 싶다. 선수들이 부상 없이 맘껏 뛸 수 있는 환경, 그것이 내가 어릴 적부터 꿈꿔왔던 이상적인 세계다.





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 leemean@
스포츠투데이 정재훈 사진기자 ro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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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길 기자 leem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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