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자산 선호+제로금리 약속 덕분에 0.222%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미국 2년물 국채 입찰에서 낙찰 금리가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미 재무부는 2년물 국채 350억달러어치를 역대 최저인 0.222%에 발행했다. 블룸버그 통신이 집계한 프라이머리 딜러들의 낙찰 금리 예상치 0.221%에 거의 부합했다. 지난 6월27일 입찰 당시 낙찰 금리 0.395%에 비해서는 크게 하락했다.
사상 최저 금리로 미 재무부가 채권을 발행한 수 있었던 것은 투자자들의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크게 높아지면서 국채 입찰에 수요가 몰렸기 때문이다. WSJ는 미국 정부가 다시 한번 안전자산에 굶주린 투자자들로부터 현금을 조달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2년물 입찰에서 입찰 경쟁률은 3.44대1을 기록했다. 지난 10번의 입찰에서 평균 경쟁률 3.32대1보다 높았다.
외국계 중앙은행을 포함한 간접 입찰자들의 응찰률은 31.6%였다. 이는 지난 10번 입찰에서 평균 응찰률 31.1%와 유사한 수준이다.
밀러 타박 로버츠 증권의 애드리언 밀러 선임 투자전략가는 "투자자들은 점점 더 자본에 대한 이익을 얻기보다는 자본을 돌려받는 것에 관심을 갖고 있다(more interested in a return of capital and not return on capital)"고 말했다. 투자자들이 이자를 노리는 것이 아니라 원금 보존에 의미를 두고 있다는 것.
이는 이날 실시된 1개월물 국채 입찰에 명확하게 드러났다. 1개월물 입찰에서 낙찰 금리는 0%였다. 향후 1개월 안에 투자할 대상은 없으며 따라서 원금이나 지키겠다는 심리를 보여준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2013년 중반까지 제로금리를 유지하겠다고 선언하면서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가 없어졌다는 점도 국채 수요를 부추기는 기폭제가 되고 있다.
국채 입찰이 호조를 띄면서 이날 뉴욕증시가 큰폭으로 반등했음에도 불구하고 미 국채 수익률은 크게 오르지 않았다. 일부 채권 애널리스트들은 이날 버지니아에서 지진이 발생한 것이 막판 채권 수익률을 끌어내렸다고 설명했다.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전일 대비 0.05%포인트 오른 2.15%로 거래를 마감됐다.
RBS 증권의 존 브릭스 채권 투자전략가는 단기적으로 10년물 국채 금리가 1.90~2.35% 사이에서 움직일 것 같다고 말했다.
재무부는 24일과 25일에도 5년물과 7년물 입찰을 실시할 예정이다. 입찰 규모는 각각 350억달러, 290억달러다.
박병희 기자 n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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