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공순 기자] 미국 주택시장이 부진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2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보도에 따르면 미국 모기지은행가협회(MBA)는 2분기 1~4인용 주택 모기지 연체율이 8.44%로, 2분기 연속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 1분기의 8.32%에서 소폭 오른 것이며, 지난 해 기간에 비해 1.41%포인트나 급등한 것이다.
또 3개월 이상 연체하거나 차압과정에 있는 심각한 연체 대출의 비율은 7.85%로 지난해보다는 조금 낮아졌다. 이같은 비율은 2분기 현재 미국 주택시장에서 약 640만건의 연체 혹은 차압이 진행 중임을 의미한다.
MBA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제이 브링크만은 "모기지 연체 비율이 개선되지 않고 있으며 악화조짐마저 보이고 있다"면서 "3개월 이상 연체하는 장기 연체자의 비율이 다소 감소하는 반면에 1개월 연체하는 단기 연체자의 비율이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지난 3년간 노동시장 악화로 대출자들의 가계 재정이 악화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됐다.
그는 또 "미국내에서 진행주인 차압의 25%는 플로리다주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캘리포니아주가 10.6%에 이른다"고 밝혔다. 플로리다주와 캘리포니아주 등 미국내 5개 주의 연체 차압비중은 전체 연체 차압의 5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주택시장은 지난 2008년 버블 붕괴 이후 약 25% 이상의 가격 하락과 거래 감소를 겪고 있으며, 지난해부터는 어느정도 안정세를 되찾아 횡보하고 있다는 평각다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7월 신규 주택착공 건수가 다소 감소했고, 기존 주택 판매는 6월 대비 3.5% 감소한 467만 세대에 불과한데다 주택 재고도 여전히 365만채로 높는 등 주택시장 부진은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미국의 10대 주요도시의 주택가격을 나타내는 케이스-실러지수의 개발자인 예일대 실러 교수는 오히려 미국 주택가격이 추가로 10~15% 더 하락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와 함께 최근 미국의 대형 모기지뱅크인 PMI가 부도설에 시달리고 있으며, 뱅크오브아메리카은행은 지난 2008년 이전의 모기지 부정 대출과 관련, 85억 달러의 화해보상금을 제시했으나 거부당하고 6개주 검찰총장으로부터 조사를 받는 등 주택시장 및 관련 금융기관의 동요는 지속되고 있다.
또 연방은행의 제로금리 정책으로 30년 모기지의 대출금리가 사상 최저치인 3% 초반대에 머무르고 있지만, 주택구입 신청 건수가 늘지 않고, 대출신청을 했더라도 주택 구입을 중간에서 포기하는 비율이 60%에 이르러 주택시장 회복은 요원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공순 기자 cpe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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