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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두현의 육상톡톡]세계기록 믿지 못했던 男 100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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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어떻게 된 거야? 10초00이라는 엄청난 세계신기록이 나올 수 없잖아?”


“그러게 말이야. 아무래도 플라잉 반칙을 저지른 것 같아.”

“이 기록을 공인할 수는 없지 않은가. 재경기를 시킬 수밖에.”


1960년 6월21일 스위스 취리히에서 열린 국제육상경기대회 남자100m에서 서독(현 독일)의 아르민 하리는 10초00의 세계신기록을 수립, 인류 최초로 100m를 10초에 달린 사나이가 됐다.

그러나 기록은 재경기에서 또 한 번 10초00을 내고서야 공인받을 수 있었다. 첫 경기에서 하리가 10초00을 마크하자 대회본부는 이를 믿지 않았다. 출발신호가 울리기 전에 선수가 튀어나가는 플라잉 반칙이라고 트집을 잡았고 재경기 끝에 기록을 공인해주었다.


첫 경기에서 하리가 플라잉을 저질렀으면 즉시 경기를 중단시켰어야 했다. 경기를 마친 뒤 기록을 보고 놀라서 재경기를 치른 건 하리에게 플라잉 반칙을 덮어 씌었다고 볼 수밖에 없었다. 그만치 100m 10초00은 당시 믿기 어려운 기록이었다.


1913년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은 남자100m의 세계기록으로 1912년 미국의 리핀코트가 마크한 10초60을 공인했다. 0.60초가 줄어드는데 48년이나 걸린 셈이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를 뽑는 올림픽 남자 100m는 온 지구가족의 큰 관심거리가 됐다. 10초00의 세계기록을 세운 하리는 그해인 1960년 로마올림픽 남자100m에서 10초20으로 금메달을 차지했다.



올림픽 남자100m의 우승자가 얼마나 크게 국위선양을 하는지를 밝혀주는 좋은 예가 있다.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 남자100m의 금메달은 트리니다드 앤드 토바고의 헤이즐리 크로포드(10초06)가 차지했다.


“도대체 남자100m 금메달리스트를 낳은 트리니다드 앤드 토바고란 듣지 못하던 나라는 어디에 있는 어떤 나라냐?”


많은 사람들의 궁금증을 풀어주기 위해 전 세계의 신문 방송들은 카리브 해의 작은 섬나라 트리니다드 앤드 토바고를 약도까지 넣어 설명했다. 다른 종목의 금메달리스트라면 그런 대접을 받지 못한다. 크로포드의 금메달이 거둔 선전효과는 광고비로 따진다면 어마어마한 액수가 됐을 것이다.


10초 안팎에 우승이 판가름 나는 100m 선수들이 경기를 앞두고 받는 스트레스는 상당하다. 1964년 도쿄올림픽 남자 100m 금메달리스트 미국의 봅 해이즈는 “경기 전날 밤 잠을 자지 못했다. 깊은 밤 몇 차례나 떨려 성경을 펼쳐놓고 기도했다. 자는 것보다 안자는 것이 훨씬 나았다. 만약 잠들었다면 무서운 꿈에 시달려 숙소 밖으로 튀어나갔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세계의 종합체전인 올림픽에서 가장 인기 높은 두 종목은 축구와 육상이다. 이 두 종목은 관중이 가장 많고 따라서 입장수입도 가장 많다. 두 종목 가운데 국제축구연맹(FIFA)은 일찌감치 1930년에 세계축구선수권대회격인 월드컵을 열기 시작했다. 입장수입만으로도 월드컵은 많은 돈을 벌어 들였다.



IAAF가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창설한 것은 축구보다 50년 이상이나 뒤늦은 1983년의 일이다. 그때서야 비로소 TV방영권료와 스폰서 등의 지원으로 적자 없이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개최할 수 있다는 자신을 얻었다. 다르게 말하면 육상이 돈이 된다는 확신을 가졌다.


이렇게 되자 ‘금메달=돈’이라는 등식이 생겨 선수들 가운데는 부정한 수단으로라도 우승을 노리는 사람이 나타나게 됐다. 1988년 서울올림픽의 가장 큰 이벤트였던 남자 100m 결승에서 미국의 칼 루이스와 대결한 캐나다의 벤 존슨은 세계신기록으로 우승했으나 도핑테스트에 걸려 금메달과 기록을 모두 박탈당했다. 우승은 2위였던 칼 루이스에게 돌아갔다.


육상을 비롯한 기록경기의 기록은 훈련방법 그리고 장비 및 용구 등의 개선으로 뻗어나가게 마련이다. 반발력이 좋아 뛰어난 기록의 양산이 기대되는 몬도트랙이 깔린 이번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는 어떤 이야기꺼리들이 쏟아져 나올 지 기대된다.


고두현 스포츠 칼럼니스트




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 leem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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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길 기자 leem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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