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회복세에 유증 추진
[아시아경제 지선호 기자] 금융시장이 회복세를 빠르게 되찾음에 따라 자금 조달에 한껏 움츠렸던 기업들이 다시 증시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유상증자를 굳이 철회할 만큼의 위기상황은 아니라는 판단이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다음달 유상증자를 계획하고 있는 기업은 총 3곳으로 모두 627억원 규모다. 전북은행이 500억원으로 가장 많고, 대우전자부품 72억원, 허메스홀딩스 54억원이다.
전북은행은 이번 주 들어 주가가 회복기미를 보이면서 예상대로 자금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북은행의 1차 발행가액은 액면가와 동일한 5000원으로 결정됐다. 최종 발행가액을 정하기 위한 2차 산정이 남아있지만 낮은 가격으로 발행가액을 정하도록 돼 있어 5000원으로 발행가액이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최근 주가가 지난 12일 4985원을 바닥으로 다시 반등하고 있어 청약을 결정해야 하는 주주들에게는 긍정적인 신호라는 분석이다.
전북은행 관계자는 "국내 증시 사정이 어렵지만 유상증자 계획을 오래전부터 추진해 왔던 만큼 차질 없이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주배정 방식으로 유상증자를 실시하는 전북은행은 이번에 마련한 자금을 회사운영에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대우전자부품의 1차 예정 발행가액은 804원으로 정해졌다. 모두 72억원을 모집할 계획이다. 지난주 800원대 후반으로까지 떨어졌던 대우부품의 주가는 1000원대를 회복한 상태다.
지난해 12월이후 여덟차례나 유상증자 일정을 연기해온 허메스홀딩스의 예정발행 가액은 913원으로 16일 종가(1825원)의 절반 수준이다. 허메스홀딩스는 유상증자 물량을 모두 일반인 공모로 소화할 계획이다.
지난주 급락장세 속에서 진행된 유상증자 청약결과도 우려와는 달리 무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약 204억원을 모집했던 파워로직스는 지난 11~12일 이틀간 진행된 청약에서 5.2대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청약결과가 만족할 수준으로 나오면서 16일에는 상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9~10일 유상증자 청약을 진행한 원풍물산은 실권주가 발생했지만, 약 2억6000만원 정도로 많지는 않았다. 주관사인 한화증권과 맺은 10억원 한도 잔액인수계약으로 원풍물산은 차질 없이 유상증자 청약을 마무리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유상증자를 철회하면 불성실공시에 따른 제재와 벌점이 있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유상증자를 예정대로 강행하는 상황인데, 예상외로 결과가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지선호 기자 like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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