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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전망]외인의 귀환, 아직은 난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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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솔 기자]외국인이 돌아왔다. 10거래일 만에 코스피 시장에서 '사자'에 나선 외국인 덕에 코스피는 16일 역대 세 번째로 높은 일간 상승률을 기록하며 큰 폭 반등에 성공했다. 하지만 아직 외국인의 매수세가 지속되기를 기대하기에는 조금 이른 시점으로 보인다. 시장 전문가들도 각기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16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보다 86.56포인트(4.83%) 오른 1879.87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지난 1일 이후 10거래일 만에 매수 우위로 돌아서며 장을 주도했다. 외국인은 '차화정(자동차, 화학, 정유)', 그리고 IT 대형주에 집중 러브콜을 보냈고 시가총액 상위 주식들은 일제히 급등 마감했다. 코스피 대형주 상승률은 5.18%에 달했고 중형주와 소형주는 각각 3.25%, 3.47% 올랐다.

이날 급등은 해외 증시와의 '키 맞추기'성격이 짙었다. 코스피가 광복절 하루를 쉬는 사이 미국 다우지수는 2% 가까이 올랐고 일본, 중국, 대만 등 아시아 주요 증시도 일제히 1% 이상 상승 마감했기 때문이다. 공포는 잦아들었지만 아직 시장 분위기를 반전시킬 이렇다 할 모멘텀은 나오지 않고 있다. 때문에 외국인의 매수세 지속에 대한 시장 전문가들의 의견도 엇갈리고 있다.


17일 조용현 하나대투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대외 환경이 불확실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외국인 투자자의 매매 추이는 다시 들쭉날쭉한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며 "지금은 상단에 대한 기대 보다는 하단에 대한 신뢰가 더 중요한 시점으로 1900선 중반을 강하게 돌파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최동환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외국인이 코스피 개별 주식을 5000억원 이상 순매수하며 의미 있는 변화를 보여줬다"며 "반등 연속성에 대한 검증에 있어 외국인의 현물 스탠스 점검이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유럽 주식시장이 약세국면에 진입했다는 점이 부담으로 남아 있어 외국인 매수세의 지속적 유입과 코스피의 탄력적 반등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독일과 영국을 제외한 주요 유럽증시가 지난해 5월의 저점을 하회하며 분명한 약세 국면으로 진입했다는 것.


이재만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보다 긍정적인 시각을 전했다. 단기적 관점에서 보면 외국인 투자자가 국내 증시에 한번쯤은 눈길을 줄만한 시점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우선 외국인 투자자들이 8월 5조원에 가까운 매도 공세를 폈음에도 원·달러 환율에 큰 변화가 없다는 점을 주목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 처럼 외국인 투자자가 국내 또는 아시아 증시를 완전히 떠났다고 보기는 어렵고 차익실현 후 현금을 보유, 투자기회를 엿보고 있는 단계로 볼 수 있다는 것.


이 애널리스트는 "국내 증시가 가진 가격 매력도 높아졌다"며 "채권과 주식시장의 상대적 투자매력을 체크해볼 수 있는 일드갭(주가 기대수익률-채권 수익률)도 2008년 10월 글로벌 금융위기와 2010년 5월 그리스 구제금융 신청 당시 정도로 상승해있다"고 분석했다.


동양종금증권은 중기적 관점에서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안도할 수 있는 수준의 정책적 지원(양적완화나 유럽재정안정기금 증액 등)이 이뤄지거나 경기 회복에 대한 심리적 확신이 형성되어야 외국인 매수세가 본격 유입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간밤 미국 증시는 4거래일 만에 하락 전환했다. 다우지수는 0.67% 하락했고 S&P500은 0.97%, 나스닥지수는 1.24% 떨어졌다. 프랑스와 독일 정상들이 만나 유럽 재정안정을 논의했지만 시장에서 기대했던 유럽재정안정기금의 증액이나 유로채권 발행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 합의를 내놓지 못했기 때문.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유로존 내에 경제위원회를 설립하고 금융거래세를 도입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솔 기자 pinetree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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