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석이던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로 희성그룹 구본능 회장이 추대됐다. 구 회장은 구단주 총회에서 최종 승인을 받으면 바로 제 19대 KBO 총재로 취임하게 된다.
필자는 야구인의 한 사람으로서 새 총재가 추대될 때마다 큰 기대를 했다. 그러나 결과는 늘 실망에 가까웠다. 가장 큰 이유는 낙하산 인사. 3년간 큰 사고 없이 그럭저럭 자리를 보전하는데 급급했다. 국내 야구 발전을 위해 뛰어다니며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 총재는 전무했다고 생각한다.
KBO 총재는 현장과 가까워야 하는 자리다. 야구인들과 만나 소통하고 이들이 느끼는 문제점의 개선에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이전까지 감독, 코치 등 많은 야구인들은 총재의 얼굴을 일 년에 한 번 이상 구경하기도 어려웠다. 새로 추대된 구 회장은 선수생활을 경험한 현역 출신이다. 이 같은 전철에 전환점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부디 측근의 목소리에만 귀를 기울이지 말고 보다 넓은 시야로 한국프로야구를 바라보길 당부 드린다.
새 총재가 떠안게 될 과제는 무수히 많다. 필자가 생각하는 굵직한 안건은 세 가지다. 첫 번째는 제 10구단 창단이다. 문제의 해결은 시급하다. 9개 구단으로 리그를 운영하는 데 많은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이다. 한 구단이 경기를 쉴 경우 일정은 길어지고 경기 수는 적어진다. 이는 프로야구 흥행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두 번째는 야구장 건립이다. 이 문제는 더 이상 지자체에 기대면 안 된다. 그들은 급하지 않다. 아쉬워하지도 않는다. 이전까지 총재들은 지자체, 문화체육관광부, 청와대 등에 유치를 적극 건의하거나 호소하지 않았다. 관료주의 타성에 젖어 있는 듯했다. 야구장 건립의 필요성과 쾌적한 환경을 만들어야 하는 이유를 역설(力說)했다면 지금처럼 열악하고 부실한 지방구장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마지막은 전체 야구인 대표자로서의 역할이다. 총재는 한국프로야구의 발이 되어야 한다. 진정 필요한 일과 맡아야만 하는 일을 수행 하지 않는 커미셔너는 더 이상 필요 없다. 자리를 안일하게 여긴다면 열악한 경제사정으로 다양한 문제를 야기하고 있는 넥센 히어로즈 등의 현안(懸案)을 절대로 해결할 수 없을 것이다.
한국프로야구는 30년 역사를 안고 지금껏 꾸준히 성장해왔다. 새 총재가 더 큰 발걸음을 딛을 수 있는 튼튼한 다리가 되어주길 간절히 소망한다.
마해영 IPSN 해설위원
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 leem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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