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제한적 반등..크게 저평가된 종목 노려야"
[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2013년까지 제로금리를 유지하겠다고 밝히자 미국에 이어 우리 증시도 상승 출발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FOMC의 대응에 한계가 있음이 분명해진 만큼 투자에 보다 신중해야 한다는 조언을 내놓고 있다. 위기 발발 이전으로의 회복은 쉽지 않다는 게 중론이며 그만큼 눈높이를 낮춰야 한다는 뜻이다.
송상훈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번 FOMC의 발표가 특별한 부양책은 아니며 시장을 달랜 것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화폐유통속도를 빠르게 해서 유동성을 늘리겠다는 입장인데, 최악의 상황으로 빠지는 것을 막는 정도이지 이것으로 모멘텀을 얻기에는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도 같은 판단이다. 오 팀장은 "금리인하를 통한 대응이나 3차 양적완화 정책이 어려운 상황인 만큼 그 외에 필요한 정책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운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훈 한국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뉴욕증시가 장중 한 때 2% 가량 빠졌던 것도 FOMC의 선물보따리가 기대에 못 미쳤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전문가들이 긍정적인 면을 부정하는 것은 물론 아니다. 장화탁 동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달러를 빌려서 위험자산에 투자하라는 미국의 메시지를 FOMC가 돌려서 전달한 셈"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위험자산과 아시아 통화에 대해서 강한 매수를, 미국 달러화에 대해서는 반대로 매도 전략을 권유한다"고 말했다.
평가가 제한된 만큼 지나친 낙관은 아직 어렵다는 것이 공통된 목소리다. 김정훈 팀장은 "시장 투자심리가 훼손된 것은 사실이다. 앞으로 쓸 수 있는 카드가 녹록치 않다"며 코스피 단기 고점을 2000으로 한정할 것을 권했다.
확연한 회복세를 보이기 위해서는 외국인의 반응도 중요하다. 송상훈 센터장은 "대량 매도한 외국인이 또다시 대량 매물을 쏟아낸다면 반등 탄력이 약해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 외국인들은 오전 10시 현재 코스피 시장에서 6000억원이 넘는 대규모 매물을 쏟아내는 중이다.
제한된 반등이 기대되는 만큼 주식을 사려면 크게 저평가 된 종목을 중심으로 고르라고 전문가들은 권고한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20% 가까운 급락세가 진행됐다는 점을 감안할 때 큰 추세와 관계 없이 가격 자체의 복원력을 기대해 볼 수 있는 수준까지 주가가 떨어졌다"고 진단하며 기관과 연기금의 순매수가 들어오는 종목 중 삼성생명, SK텔레콤, 삼성화재, NHN, 코리안리, 유한양행, 에스원, CJ제일제당, KT&G 등을 관심주로 꼽았다. 주가순자산비율(PBR)이 역사적 저점에 있는 종목군과 구조적 경쟁력 향상이 기대되는 종목들이다.
노근환 한국증권 투자전략부장은 "공황이나 더블딥은 아니더라도 글로벌 경제 부진이 상당 기간 이어질 것을 예상하는 투자자라면 밸류에이션이 낮고 역사적 저점에 근접하고 있는 종목들이 피난처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백종민 기자 cinq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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