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더블딥(이중침체) 공포로 국내 증시가 급락하면서 펀드투자자들의 희비도 엇갈리고 있다. 상반기 차·화·정을 앞세웠던 압축형 펀드의 수익률은 곤두박질한 반면 하락장에 베팅하는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는 승승장구하고 있다.
5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일 기준 설정액 10억원 이상인 132개 압축형 펀드의 최근 한달간 평균 수익률은 -4.15%로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인 -3.7%보다 낮았다. 미국발 쇼크로 국내 증시가 급락했던 최근 1주일간 압축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4.89%로 저조했다.
압축펀드는 20~40개의 핵심 우량·실적개선 종목에 투자하는 펀드다. 일반주식펀드의 보유종목수가 50개 수준이라면 압축펀드는 소수의 대형주에 투자, '선택과 집중'을 통해 수익률을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다. 하지만 최근 대형주보다 중·소형주가 강세를 보인 데다 하락장이 이어지면서 압축형 펀드가 체면을 구기고 있다.
올해 압축펀드중에서 단연 돋보이는 성과를 거뒀던 '동부파워초이스증권투자신탁 1[주식]ClassA'는 최근 1주일새 수익률이 -3.11%로 크게 떨어졌다. 지난달 말 연초후 수익률 30% 내외로 압축 펀드중 성과가 가장 높았던 이 펀드는 최근 증시 쇼크에서 맥을 못추고 있다.
강남 투자자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누리며 자금을 끌어모았던 JP모간자산운용의 'JP모간코리아트러스트증권자투자신탁(주식)A'도 최근 1주일 수익률이 -5.72%로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 수익률(-3.7%)을 크게 밑돌았다. 최근 3개월간 수익률도 -10.85%로 초라하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JP모간코리아트러스트주식펀드의 설정액은 1조8065억원에 달하며 연초 대비 1조5753억원이나 불었다. 특히 이 펀드는 펀드환매 기조 속에서도 꿋꿋이 큰 손들의 러브콜을 받은 터라 실망감이 더 크다는 전언이다.
하나대투증권 김대열 펀드리서치팀장은 "압축형 펀드는 시장 인기주에 집중 편중되는 포트폴리오를 갖다 보니 하락장에서 리스크가 더 커지기 마련"이라며 "단기간에 자금이 몰린 것도 수익률 부진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하락장에서 수익을 낼 수 있게 설계된 펀드인 인버스EFT는 모처럼 활짝 웃었다. 리버스마켓 펀드의 최근 1주일간 수익률은 5.74%로 국내 주식형펀드의 수익률 -5.05%를 크게 앞질렀다. 우리KOSEF인버스상장지수[주식-파생], 미래에셋맵스TIGER인버스상장지수(주식-파생), 삼성KODEX인버스상장지수[주식-파생]가 대표적이다.
서소정 기자 s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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