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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포럼]저출산 사회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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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포럼]저출산 사회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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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이스라엘 역사에 이집트 총리로 있으면서 흉년을 미리 알고 대비해 국가에 큰 부를 이루게 한 이스라엘인 요셉의 이야기가 있듯 미래를 다른 사람보다 멀리 그리고 정확히 보는 것은 지도자에게 꼭 필요한 자질 가운데 하나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특별한 식견이 없는 범인도 알 수 있는 미래의 어두운 그림자가 있다. 바로 저출산과 그에 따른 고령화 사회다.


우리나라 출산율은 약 1.2명으로 미국의 2.1명보다 낮으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하위다. 이처럼 낮은 출산율의 이유로 우리나라 여성의 낮은 사회적 지위와도 무관하지 않다. 예를 들어 한 공과대학 교수는 자신의 학과가 여학생들 때문에 좋아지지 못하고 있다고 한탄한다. 성적 상위권에는 여학생이 많은데 기업에서는 여학생을 뽑지 않고, 남학생 중 기업에서 요구하는 성적권에 드는 학생은 적어 학과의 취업률이 나쁘다는 것이다. 여학생을 뽑지 않는 기업이나 공부를 하지 않는 남학생의 과오에는 책임을 묻지 않으면서 공부를 열심히 한 여학생들을 오히려 '학과를 망하게 하는' 주범으로 지목하고 있다. 그런데 이 같은 생각을 가진 교수가 소수가 아니라는 것이 오랫동안 대학에 있었던 사람으로서의 의견이다.

국가시험을 통해 사람을 뽑는 공무원, 판ㆍ검사, 의사, 교사 등에 여성 합격자가 늘면서 더 이상 여성이 마이너 그룹이 아니며 이제는 여성에 대한 차별을 억제하기 위한 여러 조처들이 오히려 남성에 대한 역차별이 되고 있다는 항의마저 곳곳에서 들린다. 하지만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 앞에서 든 예처럼 이공계 대학의 인식은 여성에게 그다지 우호적이지도, 심지어는 공정하지도 않다. 공부를 잘하는 여학생은 '취업을 해서 먹고살아야 하는' 남학생들의 앞날을 저해하고 학과 취업률을 떨어뜨리는 존재로 격하된다. 기업들은 공부를 잘하는 우수한 여학생보다는 노동량을 최대한 제공해주는 남학생을 더욱 선호한다.


이처럼 여성에게 비우호적인 환경은 대학을 넘어 사회로 가면 더욱 심해진다. 여성이 취업하기도 어렵지만 취업 후에 살아남는 것은 더욱 힘든 일이다. 잦은 회식과 야근, 밤의 술자리들, 그 안에서 이루어지는 많은 협상과 거래 등 남성들이 구축해놓은 남성 위주의 사회구조 안에서 여성들이 적응하기는 쉽지 않다. 아무리 직장을 다녀도 여전히 가사와 육아를 우선적으로 책임지는 여성들로서는 이러한 회식문화가 버겁다. 여성에게 비우호적인 사회와기업 환경, 그로 이어지는 여성들의 낮은 사회적 지위, 직장과 가정 중에서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환경, 높아지는 여성의 자기성취 의식, 그래서 나타나는 현상 중 하나가 출산기피인 것이다.


이제 우리 사회도 바뀌어야 할 때가 되었다. 2025년이면 우리나라는 노인 인구가 20%가 넘는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한다. 프랑스가 160년이 걸려 된 초고령화 사회에 우리나라는 불과 수십년 만에 진입하는 것이다. 초고령화 사회에서는 당연히 노동력이 문제가 되고 이것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여성의 노동력이 필수적인데 우리나라 여성 대졸자의 경제 활동률이 OECD 국가 중 최저다. IMF 이후 미국에서 살아남은 건실한 기업 100개를 조사했는데 의외로 여성이 최고경영자(CEO)인 회사가 많았다고 한다. 그 이유를 분석해본 결과 여성이 남성보다 위기대처능력이 뛰어나고, 경영이 투명했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이제는 기업과 사회의 풍토가 바뀌어야 할 때다. 마치 7년 흉년을 미리 대비하여 국가에 큰 부를 이룬 이집트의 이스라엘 총리 요셉처럼 미래 인력난을 대비하여 여성 인재를 키우고 여성 우호적인 교육환경, 기업환경과 사회환경을 조성할 교육 리더, 사회 리더, CEO가 절실히 요구되는 시기다. 이를 위해 보다 적극적인 사회의 주의 환기를 요구한다.


장선영 울산대학교 수학과 교수(한국여성수리과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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