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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 학생시위 현장에 미모의 '공산주의자 女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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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 학생시위 현장에 미모의 '공산주의자 女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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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진수 기자] 칠레 수도 산티아고에서 공교육 강화 요구로 시작된 시위가 사회변혁에 대한 요구로까지 확대되면서 수개월째 이어지는 가운데 시위를 이끄는 한 미모의 여대생이 주목 받고 있다.

IPS 등 외신과 현지 언론으로부터 집중 조명 받고 있는 화제의 주인공은 칠레국립대학 지리학과에 재학 중인 카밀라 발레호(23)다.


지난해 11월부터 칠레국립대학 학생회를 이끌고 있는 발레호는 칠레대학생총연맹(FECH) 회장으로 시위 지도부에도 합류했다.

20일(현지시간) 외신들에 따르면 발레호는 산티아고의 한 집회에서 토론을 주도해나갔다. 그가 연설하는 동안 집회장소인 극장은 청중으로 가득 찼다. 그가 연설을 마치고 퇴장할 때 사진 촬영 요청이 쇄도했다. 거리에 나서자 학생들은 물론 일반 시민들도 발레호를 연호했다.


발레호는 여느 대학생들과 마찬가지로 옷차림이 수수하다. 코에는 피어싱을 했다. 그러나 푸른 눈동자의 가냘픈 발레호는 시위현장에 나서기만 하면 빼어난 연설 솜씨로 분위기를 사로잡는다.


브라질 일간 '폴랴 데 상파울루'가 21일 발레호를 '치명적인 매력을 지닌 여신(女神)'으로 소개했을 정도다.


발레호는 "우리가 원하는 것은 구조적인 개혁"이라며 "칠레에 새로운 교육 모델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 교육체제가 불평등을 심화시키고 있다"며 "이에 대한 불만이 수년 동안 쌓였다 지금 폭발한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공교육을 구조적으로 개혁하려면 헌법부터 개정해야 한다는 게 학생들의 주장이다. 군부 독재자 고(故) 아우구스토 피노체트(1973~1990년 집권) 통치 당시 마련된 헌법을 새 헌법으로 대체해야 한다는 것.


발레호는 "오늘날 칠레의 정치 구조상 변화를 기대할 수 없다"며 "칠레의 민주주의에 대한 의구심이 날로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현재 대다수 칠레인이 만인의 평등교육권을 요구하고 있지만 정부가 이에 귀 기울이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산티아고 태생인 발레호는 부모의 영향으로 칠레공산당에 가입해 18세 때부터 사회단체에서 적극 활동해왔다. 그는 칠레의 첫 사회주의 대통령인 살바도르 아옌데(1970~1973년 집권)와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을 존경한다고 공공연히 밝혔다. 외신들이 그를 '공산주의자 여신'이라고 부르는 것은 이 때문이다.


발레호는 자신의 미모가 시위 분위기를 이끄는 데 도움이 된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칠레 사회에 남성우월주의가 팽배해 여성이 토론에 나서면 아무도 관심 두지 않는다"며 "그러나 내 외모가 사람들 이목을 집중시키고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큰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발레호는 정계에 진출하고 싶은 야망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칠레 선거법에 따라 의회로 진출하려면 35세가 돼야 한다는 점이다. 아직 12년 남았다.




이진수 기자 comm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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