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영주 기자] 그야말로 '특보 정치'다. 이명박 대통령이 21일 유인촌 전 문화체육부 장관을 문화특보로 내정함에 따라 대통령 특보는 모두 8명으로 늘어났다.
상근직인 이동관 언론특보와 박형준 사회특보를 비롯해 비상근직인 김덕룡(국민통합), 이희원(안보), 이현구(과학기술), 오해석(정보기술), 김영순(여성) 특보에 이어 유 특보가 비상근 특보에 이름을 올렸다. 얼마전까지 강만수 산업은행장은 경제특보로, 김진선 특임대사도 지방행정특보로 일했다.
무보수 명예직인 특보들은 창성동 별관에 사무실을 두고 이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전파하는 동시에 국정과 관련돼 대통령에게 조언을 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주요 현안에 대해서는 참모진들과 함께 직접 현장에 뛰어들어 해결점을 찾아내기도 한다.
특히 홍보수석 출신의 이동관 특보와 정무수석을 지낸 박형준 특보는 수시로 이 대통령과 독대를 통해 주요 현안과 관련한 민심을 전달하는 측근으로 통한다. 이들 특보가 대통령과 자주 접촉을 하면서 다른 방향으로 정책 조언을 할 때에는 청와대 참모진들과 눈에 보이지 않는 갈등을 빚기도 했다.
정권 초기 명예직 성격이었던 특보가 집권후반기에 접어들면서 '제2의 비서진', '실세특보'로 불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특보단은 김덕룡 특보 주재로 수시로 회의를 갖고 국정 현안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며, 이 내용은 이 대통령에게 보고된다.
유 특보는 문화와 체육, 관광 등과 관련한 정책 조언과 국정철학 홍보활동에 매진할 것으로 보인다. 연기자 출신으로 국민적 인지도가 높고, 정권초기부터 3년 가까이 문화부 장관을 지내면서 이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깊이 있게 이해하고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유 특보는 이동관·박형준 특보와 함께 '실세특보 3인방'으로 정권 마지막을 이 대통령과 함께 할 것으로 보인다. 올초 문화부 장관을 그만두면서 정계 복귀가 거론됐지만, 내년 총선 출마 대신 이명박 정부의 마무리 투수로 마음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특보들을 통해 보다 다양한 민심을 국정에 반영할 수 있다"면서 "기존 수석실과 유기적인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특보들이 전면에 나서지 않고 대통령과 국민을 위해서 활동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조영주 기자 yj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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