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영규 기자]"한편에서는 직장 운동부 구조조정하고, 한편에서는 프로야구 제10구단 창단 준비하고.."
수원시가 지난달 말 직장 운동부내 일부 종목과 선수들을 줄이기로 한 가운데, 이번에는 국내 프로야구 창단을 위한 발족위원회를 구성키로 해 논란을 빚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는 국민 '혈세'로 운영되는 만큼 스포츠단 운영 역시 수익성보다는 중장기적 목표와 전략아래서 운용돼야 한다는 것. 실제로 직장 운동부의 경우 그동안 비인기 종목이란 설움을 받으면서도 자치단체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올림픽이나 세계 스포츠 행사 등에서 국위 선양의 일등공신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수원시를 비롯해 용인시 등 상당수 경기도내 자치단체들이 수익성이 없고, 비인기 종목인데다, 기대만큼의 성적을 내지 못한다는 이유를 들어 이들 종목과 선수에 대한 고강도 구조조정을 예고하고 있다.
수원시는 지난달 26일 남ㆍ녀 축구 등 23개 종목, 282명의 선수로 운용되는 직장운동부를 2013년까지 18개 종목 230명 규모로 축소하기로 결정했다. 5개 종목이 폐지되고, 전체 선수정원도 50여명이 감축되는 셈이다.
수원시는 전체 종목별 운영효과와 성과분석을 통해 폐지 종목과 선수 정원 조정 종목을 선정할 계획이다. 다만 수원시는 한꺼번에 많은 팀을 해체하거나 선수 정원을 조정할 경우 선수단의 반발 등이 예상돼 순차적으로 줄여 나간다는 방침이다.
수원시는 하지만 직장 운동부 구조조정과는 별도로 국내 프로야구 제10구단 유치추진위원회를 이달중 발족키로 했다. 공무원, 시의원, 유명 야구인, 체육계 인사, 언론인 등으로 구성된 추진위는 프로구단 유치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범시민 서명운동을 벌이고 야구장 인프라 구축과 야구문화 활성화 등에 나설 예정이다. 수원시는 야구단 유치에 따른 경제적 파급 효과를 분석하고 흑자구단을 만들기 위한 연구용역을 이번달 안에 발주키로 했다.
수원시는 이에 앞서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제출한 창단 계획안에서 200억원을 들여 스카이박스와 풀컬러 동영상 전광판을 설치하는 등 기존 수원구장을 리모델링하고 10구단 창단 기업에 야구장 명칭 사용권을 주겠다고 제시한 바 있다.
하지만 일부 시민들은 수원시의 '이율배반'적인 운동부 구조조정과 프로야구단 창단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수원 권선동에 사는 권수명 씨는 "최근 프로야구가 제2의 전성기를 맞으면서 큰 인기를 끌고 있지만, 수원구단이 창단된다고 해서 꼭 성공하리란 보장도 없을 뿐더러, 그 동안 수원시민들의 사랑을 받아온 운동부를 축소 지원하는 것은 자치단체가 기본적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인지, 함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권 씨는 "프로야구단 하나를 창단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이면 수원시 전체 직장 운동부가 현재보다 훨씬 좋은 환경에서 운동을 통해 국위선양을 할 수 있는 비용"이라며 "시민들의 정확한 민심을 파악해 프로야구단 추진여부를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염태영 수원시장은 "프로야구 10구단 유치와 관련해 경기도가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고 한국야구위원회와도 실무적인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며 "수원을 중심으로 화성, 오산, 안양, 용인, 성남, 안산 등 1시간 이내 거리에 340만명이 거주하는 만큼 수원에 프로구단이 창단되면 프로야구 흥행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영규 기자 fortu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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