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성정은 기자]카푸치노와 에스프레소. 올해 상반기와 하반기의 출판 키워드를 각각 커피에 비유한다면 이렇게 정리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상반기엔 에스프레소에 우유를 섞어 부드러운 맛을 내는 카푸치노처럼 '따뜻한 위로'를 건네는 책들이 많이 나왔습니다. 하반기에는 상반기와 달리 '따끔한 충고'와 '대안'을 제시하는 경제ㆍ경영서들이 많이 나올 전망입니다. 한 모금만 마셔도 그 진한 맛을 느낄 수 있는 에스프레소처럼 '독한' 책들이 말입니다.
며칠 전 경제ㆍ경영서를 주로 펴내는 한 출판사의 편집자를 만났습니다. 그날의 화두는 역시 하반기 경제ㆍ경영서의 키워드였습니다. 올해 상반기에는 아무래도 '위로'라는 코드에 맞는 책들이 많이 나왔다고 말하는 이 편집자는 "위로도 좋지만 이제는 따끔한 현실 직시가 필요한 때가 왔다"고 했습니다. 현실을 냉철하게 분석하고 그에 대한 따끔한 충고와 대안을 내놓는 게 하반기 경제ㆍ경영서의 키워드가 될 거라는 것입니다.
최근 베스트 셀러 목록에 새로 나온 경제ㆍ경영서를 올린 또 다른 출판사의 편집자 얘기 역시 이와 다르지 않았습니다. 그는 "삶이 워낙 팍팍하다 보니 막연한 위로를 담은 책 보다는 현실을 냉정하게 짚어주고 그에 대한 대안을 제시해주는 책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며 "'위로'를 키워드로 한 출판 흐름은 계속 되겠지만 이와 별개로 올 하반기엔 명료하게 현실을 보여주고 대안을 주는 책들을 많이 펴낼 계획"이라고 전했습니다.
이들 편집자의 이야기를 듣고 나니 '일본전산 이야기'라는 책이 떠올랐습니다. 사장을 포함해 단 4명이 시골 창고에 사무실을 차리고 사업을 시작했던 일본전산이 30여년 만에 매출 8조원을 올리는 기업으로 우뚝 선 과정을 담은 책입니다. 일본전산의 성공 뒤엔 '호통 경영'을 고집했던 나가모리 시게노부 사장의 철학이 있었습니다. 나가모리식 호된 철학이 담긴 경제경영서들의 '호통'이 벌써부터 기다려지는 7월입니다.
성정은 기자 je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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