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성정은 기자]100만 명과 1만5413명. 2011년 기준으로 우리나라에서 당장 의학적 치료가 필요한 '우울증'을 앓고 있는 사람 수와 지난 2009년 한 해 동안 자살한 사람의 숫자입니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원장 허대석)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나온 이 수치를 굳이 따져보지 않더라도 우리 사회에는 상처 받은 사람들이 참 많은 것 같습니다.
지난 수개월 동안 베스트셀러에 이름을 올린 책 제목만 봐도 그렇습니다. 기성세대의 눈으로 20대를 따뜻하게 다독여 주는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의 '아프니까 청춘이다'와 대한민국 30대의 불안을 보듬어 주는 '서른 살이 심리학에게 묻다'는 올 상반기 내내 베스트셀러 10위 또는 100위 안에 들었습니다. 이는 누군가에게 위로 받고 싶은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 지를 그대로 보여줍니다.
상처받은 이들을 위한 다독임이 절실한 이 때, 아시아경제 북팀이 지난 한주간 동안 발간된 신간 수십 권을 쌓아둔 채 머리를 맞댔습니다. 2시간에 걸친 토론 끝에 아시아경제 북팀이 고른 '이 주의 책'은 마틴 셀리그만 펜실베니아 대학교 심리학과 교수의 '플로리시'와 이장우 경북대학교 경영학부 교수의 '패자 없는 게임의 룰 - 동반성장'이었습니다.
'존 로빈스의 인생혁명', '사람을 꿈꾸게 만드는 경영자', '대통령의 공부법', '도시의 승리' 등 많은 신간 가운데 이 두 권을 뽑은 건 지금 우리 사회에 필요한 게 상처를 보듬는 힘과 공존이라는 데 아시아경제 북팀이 뜻을 모았기 때문입니다.
신간을 두고 벌어진 토론에서 나온 것들 중에 '반주자'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며 말을 마치려 합니다. 반주자(伴奏者)에서 '반(伴)'은 '동반자', '짝'을 의미하며, 본디 '반주(accompany)'라는 말은 '함께 가다'라는 어원에서 나왔다는 것입니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다른 이의 악기 연주나 노래를 끌어주는 반주자처럼 우리도 누군가에게 인생의 반주자가 돼 줄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성정은 기자 jeu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