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CEO 간담회서 "업계 자구 노력 필요" 당부
[아시아경제 진희정 기자]건설업계 CEO들은 15일 오후 서울 임페리얼 호텔에서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을 만나 '최저가낙찰제 확대 시행 철회', '물량내역수정입찰제도 폐지', '주택시장 정상화를 위한 세제·금융 규제 완화' 등 건설업 현안에 대한 오찬 간담회를 가졌다.
이번 면담은 건설업계가 현안 해결을 위해 기재부 장관에게 요청한 데 따른 것으로 공식 회의 시간인 1시간 40분보다 10분이나 늦게까지 이어졌다.
회의장을 나서는 기재부 관계자와 업계측은 회의 분위기가 긍정적이었다고 전한다. 서종욱 대우건설 사장은 "지금까지 만나 본 정부측 관계자 가운데 가장 전향적인 인상을 받았다 "며 "업계가 요구해 온 것에 대해 확답은 주지 못했지만 분위기는 매우 호의적이었다"고 이날 분위기를 말했다. 김호영 경남기업 대표이사 역시 "정부는 정부 입장을 충분히 전했 고 업계역시 업계의 요구를 충분히 전할 수 있는 자리였다"며 "다만 건의안에 대해서 업계가 얻을 수 있는 실익은 없었다"고 전했다.
이날 면담에서 업계가 건의한 내용중 최저가낙찰제 확대 시행 철회에 대해 정부는 기존 입장을 그대로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업계가 어려움을 호소하는 만큼 가을쯤 보완책을 마련할 수있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물량내역수정입찰제도 폐지에 대해서는 지난해 시행된 만큼 아직까지 그 추이를 확인하지 못해 조금 더 지켜보자며 폐지에 대한 어려움을 내비쳤다. 이밖에 민간투자사업 활성화와 국가계약법령 적용공사에 하자실손보상제도 도입, 임금, 자재·장비대금 체불 근절대책 마련에 대해서는 적극 검토 의사를 나타냈다.
이와 함께 주택시장 정상화를 위한 세제 및 금융 규제 완화에 대해 박재완 장관은 "임대주택 활성화를 위해서는 다주택자 중과에 대해 완화할 필요가 있다" 폐지보다 완화쪽에 무게를 실었다. 또 DTI폐지 및 LTV금융권 자율결정은 국민의 정서와도 맞지 않는다며 종전의 방침을 그대로 고수했다.
이밖에 대손금 손금산입 인정 채무보증 범위의 확대나 건설관련 공제조합의 대손충당금 손금산입제도 개선 등에 대해서는 '수용이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
대한건설협회 관계자는 "건설업계가 건의한 내용에 대해 하나 하나 짚어가며 심도 있는 논의가 진행됐다"며 "정부에서도 건설업계의 어려움을 신경쓰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이날 간담회 시작 전 대한건설협회 최삼규 회장은 모두 발언을 통해 "거래감소와 민간투자 위축 장기화로 주택경기는 도무지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며 "설상가상으로 업계 경영부담을 가중시키는 최저가 낙찰제가 내년부터 100억원 이상 공사로 확대돼 근심이 날로 커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최 회장은 "건설업계의 위기상황을 감안해 정부가 다양한 대책을 발표했지만 현재 상황을 발전시키기엔 크게 미흡하다"며 "건설업계의 절박한 현실을 이해해 보다 효율성 있고 획기적인 정책을 마련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는 박재완 기재부 장관 등 정부관계 인사와 대한건설협회 최삼규 회장, 박상규 상근 부회장, 서종욱 대우거설 대표, 박창규 롯데건설 대표, 김종인 대림산업 부회장, 김호영 경남기업 대표, 김충재 금강주택 회장, 박종웅 삼일기업공사 대표, 송용찬 건설공제조합 회장, 윤석경 SK건설, 이시구 계룡건설산업 대표, 황규철 경림건설 사장, 이선홍 합동건설 대표, 김한주 정아산업 대표 등 18명이 참석했다.
진희정 기자 hj_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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