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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블로그] 대가치르는 코스닥 실적 뻥튀기

시계아이콘읽는 시간58초

[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 삼성그룹 창업주 고 이병철 회장은 돈보다 신용을 중시한 것으로 유명하다. 과거 일본이 한국 정부는 믿지 못해도 이병철의 삼성은 믿을 수 있다고 할 정도로 그의 신용은 유명했다.


지난 11일, 코스닥기업 8곳이 실적전망을 하면서 과도하게 전망치를 부풀렸다는 이유로 불성실법인 지정예고를 받았다. 이들 8개사의 실적전망치와 실제 실적을 비교한 결과, 평균 매출액은 44.8%(428억원), 영업이익은 198.3%(170억원)가 부풀려진 것으로 나타났다.

공교롭게도 이들은 잘 나가는 테마주들이다. 영업이익 49억원을 낸다는 전망을 했다가 170억원 적자를 낸 차바이오앤디오스텍은 차병원을 등에 업고 한 때 시가총액 1조원을 넘기기도 했던 대표적 바이오 테마주다. 영업이익 133억원의 전망이 94억원 적자로 뒤바뀐 화우테크는 LED 테마로 주목받으며 시가총액 4000억원을 넘나들었다. 함께 뻥튀기 실적 전망으로 불성실법인 지정예고를 받은 나노엔텍은 바이오, 와이즈파워와 에피밸리는 LED 테마주였다.


순이익 전망치 21억원을 발표했다가 194억원 적자를 낸 기륭전자는 DMB와 와이브로 테마, 200억원을 내겠다던 순이익이 8억원으로 줄어든 모린스는 터치스크린 테마였다. 에스에이티는 W-CDMA 테마에 이름을 올렸었다.

테마와 장밋빛 실적전망 덕에 이들은 2009년 하나같이 시세를 냈다. 차바이오앤은 2009년 1월 1600원대(이하 권리락 감안 가격)에서 4월 중순 2만1000원대까지 13배 가량 올랐다. 나머지 종목들도 적게는 50%에서 몇배까지 단기 급등했다.


하지만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은 주가는 모래 위에 지은 건물이었다. 차바이오앤은 지난달 7000원대까지 떨어졌다가 최근에야 줄기세포 테마에 힘입어 9000원대로 겨우 올라섰다. 2년 3개월전 고점 대비 반토막이 더 났다. 화우테크와 기륭전자는 2009년 초반 고점대비 1/5 토막난 상태다.


한국거래소가 실적전망을 부풀린 이들의 명단을 발표하자 주가는 더 떨어졌다. 12일 기륭전자는 하한가를 갔고, 와이즈파워는 9% 이상, 차바이오앤과 화우테크 등은 6%대 급락했다. 뻥튀기 실적발표가 부메랑이 돼 돌아온 셈이다.


코스닥 기업들의 실적 뻥튀기가 몇몇 기업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 투자자들을 실망케 한다. 시가총액 4000억원짜리 기업이 분식회계 등으로 순식간에 퇴출되는 등 코스닥은 리스크가 너무 큰 시장이다. 2009년 5월 코스닥지수는 550을 넘었을때 코스피지수는 막 1400을 넘었었다. 코스피지수가 2200을 넘으며 신기원을 여는 동안 500대 이하로 뒷걸음질 친 코스닥이 살아나기 위해선 신뢰 회복이 급선무다.




전필수 기자 phil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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