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소셜커머스 업체들이 벌이는 이전투구(泥田鬪狗)가 볼만합니다. 발단은 티켓몬스터를 두고 불거져 나온 매각설입니다. 유동성이 막힌 티몬이 매각을 통해 활로를 찾고 있다는 겁니다.
그런데 티몬과 함께 쿠팡도 덩달아 매각설에 오르내리며 쿠팡 측이 발끈했습니다. 자신들은 보유 자금이 충분한데 그런 루머에 얽히는 게 부적절하다는 것이지요. 쿠팡 관계자는 "그런 설이 티몬 측에서 나온 것으로 안다"며 "지금까지는 티몬의 공격에도 잠자코 있었는데 이번엔 확실히 짚고 넘어가자는 의견이 대세였다"고 말합니다.
쿠팡에 자금을 투입한 매버릭 등 외국 투자자들의 문의도 한 몫 했습니다. 자신들이 투자한 회사가 매각된다는데 문의하지 않을 투자자는 없겠지요.
결국 쿠팡은 보도자료를 통해 매각 계획이 없음을 밝혔는데 자사의 자금 사정을 티몬과 비교한 첨부자료가 문제였습니다. 골자는 쿠팡은 여유자금 150억원이 있는 반면, 티몬은 '없는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이었습니다.
당연히 티몬은 펄펄뛰었습니다. "그쪽 자료는 엉터리"며 "데이터가 다 맞지 않다"는 겁니다. 티몬 관계자는 "내용 자체가 맞지 않아 대응을 할 필요도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그러나 대응을 않겠다던 티몬은 쿠팡이 보도자료를 발표한 지 2시간쯤 지난 후 반박 보도자료를 내보냈습니다. "쿠팡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는 1페이지짜리 입장 표명을 보며 전 쓴웃음을 지었습니다.
소셜커머스가 급성장 중이라지만 아직 엄연한 벤처고, 신생산업입니다. 더군다나 최근엔 적자 행진을 이유로 거품론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서로 손잡고 대안을 모색해도 모자를 시기에 손가락질 하며 싸우는 모습이 안타까웠습니다.
소셜커머스가 인기를 끌며 뛰어난 인재들이 많이 모여들고 있다고 합니다. 티몬, 쿠팡도 서로 얼굴을 붉히는 것보다 한 데 모여 원탁 회의라도 열면 어떨까요. 최소한 지금보단 나을 겁니다.
이승종 기자 hanar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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