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홀로 걷는 길은 언제나 외로운 법이다. 외국 브랜드가 대부분인 국내 이어폰 시장에서 고군분투 중인 신준균 유코텍 대표도 마찬가지다. 그래도 그는 "가야만 했던 길"이라고 말한다. 11일 만난 그는 "국산 제품의 힘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소비자 반응이 좋아 중국 등 외국 시장 개척에도 나설 생각"이라고 말했다.
신 대표는 잘 나가는 엔지니어였다. 1986년 이어폰 시장에 뛰어든 그는 크레신, 삼본정밀전자 등 유수의 이어폰 제조사를 거쳤다. 그의 손을 거친 히트제품만 해도 한두개가 아니다. 신 대표는 "제품 기획부터 제작 전반에 관여했다"며 "제품 개발에 있어서는 누구보다 자신있었다"고 말했다.
그가 자신만의 회사를 염두에 두기 시작한 건 2000년대 초반부터다. 오랜 시간 쌓아온 노하우를 활용할 길을 찾았다. 어딘가에 속한 몸으로는 자유로운 개발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그는 2007년 이어폰 업체 유코텍을 설립한다.
유코텍은 이어폰 중에서도 오픈형 이어폰을 전문으로 생산한다. 이어폰은 커널형과 오픈형으로 나뉘는데 시장 비율은 8 대 2 정도다. 신 대표는 "오픈형 시장이 상대적으로 작아 경쟁이 덜했다"며 "신생 업체로서는 오픈형을 도전하는 게 유리하리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소비자 반응은 뜨겁다. 내놓은 모델이 5개에 불과하지만 벌써 2만개 가까이 팔려나갔다. "가격의 몇 배 값을 한다"는 평이 나올 정도다.
"가격 거품을 확 빼고 저렴하게 출시했더니 처음엔 중국산이냐는 질문도 많이 받았다. 한 번 사용해본 소비자들이 계속 다시 찾아주더라."
20년차 엔지니어 출신답게 그는 제품 개발에 공을 들인다. 신제품 하나를 만드는 데 지출하는 개발비만 1억여원이다. 디자인부터 내부 설계까지 확 바꾼다. 지금까지 매년 1개꼴로 신제품을 출시해온 배경이다. 그는 "좀 더 수익을 내려면 제품을 빨리 많이 내놔야 하는데 그게 잘 안되니 고민"이라며 웃었다.
최근 일고 있는 스마트폰 열풍이 그에겐 고민이다. 스마트폰이 뜨며 MP3 등 기존 이어폰 시장이 가라앉았기 때문이다.
신 대표는 "수익의 대부분을 기술개발에 쏟고 있다"며 "품질을 바탕으로 국내외 시장 개척에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승종 기자 hanar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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