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 구글과 애플 등 세계적 IT기업들 간의 인재 쟁탈전이 치열해지면서 ‘고급 두뇌’들의 몸값도 덩달아 치솟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6일 IT업계 관계자를 인용해 실리콘밸리의 미국 IT기업들이 경쟁사로의 인재 유출을 막기 위해 앞다퉈 연봉과 보너스를 인상하고 있으며 지난해 대학을 갓 졸업한 새내기 엔지니어들의 30~50%가 업계로 스카우트됐다고 전했다.
소셜네트워크 페이스북의 급성장에 긴장한 구글은 지난해 말 경쟁사로의 이직을 막기 위해 연봉을 10%씩 인상하는 조치를 단행했고 뒤따라 마이크로소프트(MS)도 지난 4월 9만여 명에 이르는 직원들의 보수를 인상하겠다고 발표했다. 선도 기업들이 불을 붙이자 그 여파가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최근 미국 주식시장에서 인터넷 기업들의 상장이 줄을 잇는 등 시장 규모가 커지고 소셜네트워크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이 각광받으면서 새로 뛰어든 업체들은 소비자친화적 인터페이스를 디자인할 능력을 갖춘 인재들을 절실히 원하고 있다.
짐 브레이어 액셀파트너스 투자전문가는 “최고수준의 인력들을 둘러싼 영입경쟁이 정말로 치열해지면서 수십 건의 영입제안이 들어오고 또 그에 맞춰 수십 건의 역제안이 들어온다”면서 “애플 등에서 일한 경력이 있는 개발자나 디자이너는 최고의 인기를 누린다”고 말했다.
FT에 따르면 2011년 미국 산업분야별 신규 고용 전망은 엔지니어링·서비스 분야가 97.1%로 가장 높아 59.8%의 건설, 22.1%의 금융·보험·부동산 분야를 압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흐름은 유럽 시장으로까지 번졌다. FT는 영국 런던의 경우 최근 들어 재능있는 IT인력을 싼 몸값에 데려올 수 있는 곳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온라인 마케팅서비스 업체 스킴링크스의 앨리시아 나바로 대표는 “런던은 금융시장의 허브이기에 훨씬 큰 몸값을 제시하는 은행들과 인재확보 경쟁을 해야 하지만, 그래도 샌프란시스코보다는 훨씬 쉽다”고 설명했다.
또 유럽지역에서도 IT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인력 수요가 급속히 커지고 있다. IT시장 인력정보업체 IT잡스보드의 알렉스 패럴 디렉터는 “최근 독일 업체로부터 컨설턴트 1000명을 뽑으려 한다는 문의를 받았다”면서 “지난 15년 동안 유럽 IT시장에서 이같은 일은 전례가 없다”고 말했다.
김영식 기자 gr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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