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권해영 기자]삼성전자가 올해 초부터 자체 개발해 온 무료 문자메시징 서비스 '챗 온(Chat On)'이 서비스 초읽기에 들어갔다. 챗온은 안드로이드와 바다 운영체제(OS)를 사용하는 삼성 스마트폰 사용자들은 물론 타사 안드로이드폰에도 제공할 계획이어서 통신 업계에 파장을 일으킬 전망이다.
6일 통신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삼성판 카카오톡으로 불리는 '챗온'의 개발을 마무리 짓고 이동통신사와 서비스 시기를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챗온은 안드로이드폰과 바다폰에서 모두 사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라며 "무료 문자 서비스가 이통사 수익구조에 민감한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서비스 시기와 배포 범위, 협력 방안 등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챗온은 향후 출시되는 스마트폰에 기본기능으로 선 탑재된다. 별도 애플리케이션 형태로 안드로이드 마켓 등을 통해 배포하는 계획도 검토하고 있다. 안드로이드폰 사용자 모두 다운로드만 받으면 이용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6월말 기준 1000만대 수준인 국내 안드로이드폰 시장에서 50% 이상의 시장 점유율을 갖고 있어 챗온은 서비스 시작과 함께 카카오톡 수준의 사용자를 확보하게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SK텔레콤의 협력도 가시화되고 있다. 국내 가입자의 50% 이상이 사용하는 이동통신 1위 사업자 SKT와 단말기 1위 사업자 삼성전자가 함께 챗온 서비스에 나설 경우 파급력도 상당할 전망이다.
SKT는 당초 삼성전자의 무료 메시징 서비스 출시를 반대하는 입장이었지만 애플리케이션 형태로 안드로이드 마켓 등에 배포될 경우 카카오톡 등의 서비스와 형평성 문제가 거론될 것을 우려해 협력 방안을 찾는 쪽으로 선회했다.
현재 두 회사는 챗온 서비스를 T스토어를 통해 공동배포하는 등의 방안을 논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의 챗온 서비스가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통신 업계도 이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애플 역시 아이폰에 무료 메시징 서비스를 추가할 계획으로 스마트폰 제조 업체들이 스마트폰 무료 메시징 시장을 좌지우지 하는 상황도 벌어질 수 있다.
팬택도 자사 스마트폰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한 모바일 메시징 서비스에 나설 계획이다. 팬택은 현재 자체 개발한 애플리케이션 '스카이미(SKYme)'에 메신저 '소울메이트(SoulMate)'를 탑재해 제공하고 있다.
안드로이드폰 사용자라면 누구나 마켓에서 다운로드받아 쓸 수 있다. 사용자들은 소울메이트를 통해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는데 아직 푸시 기능이 없어 서버에 접속한 뒤 쪽지함을 열어서만 메시지를 확인하는 게 가능하다.
팬택은 사용자들이 문자메시지를 주고받듯 서버에 접속하지 않아도 실시간으로 쪽지를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현재 업그레이드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르면 3분기에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한편, 삼성전자는 바다폰에서 지원하기로 한 카카오톡 개발을 최근 중단했다. 삼성전자는 자사 개발자를 카카오톡측에 파견하고 개발비를 지원하며 바다폰용 카카오톡 개발에 나섰다.
하지만 수개월간 공동 개발의 성과도 나지 않고 카카오톡측의 바쁜 일정으로 개발이 지연되자 바다폰용 카카오톡 개발을 중단하고 챗온 서비스에 집중하기로 결정했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수개월간 카카오톡측과 바다폰용 카카오톡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소기의 성과를 얻지 못했다"면서 "챗온 서비스와 유사성도 있기 때문에 바다폰용 카카오톡 개발보다 자체 모바일 메시징 서비스에 집중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명진규 기자 aeon@
권해영 기자 rogue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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