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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손학규, 방중 외교 후 할 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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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중국)=아시아경제 김달중 기자] 손학규 민주당 대표와 중국 시진핑(習近平) 국가부주석과의 면담은 성사과정도 이례적이었지만, 만남 그 자체도 눈길을 끌었다. 손 대표와 시 부주석은 당초 예정됐던 40분을 훌쩍 넘녀 65분간 만났다. 덕담만을 주고 받는 의례적인 만남 이상이었다는 얘기다.


손 대표는 이날 시 부주석과의 면담에서 "남북의 대화가 재개돼야 하고 6자회담이 다시 열려야 한다"며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막기 위한 한ㆍ중간 협조와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시 부주석은 "남과 북은 하나의 민족이고, 피는 물보다 진하다"면서 "한반도 문제는 반드시 대화와 협상의 방식으로 해결돼야 한다"고 화답했다.

한국과 중국이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양극화 현상 등 사회문제에 대한 의견 접근도 성과로 꼽을 수 있다. 시 부주석은 손 대표가 양극화 및 지역불균형 대안 마련을 위해 서부대개발 지역을 방문하겠다는 뜻을 밝히자 "흔히들 중국을 방문하면 베이징과 상하이를 참관하고 돌아가는데 그렇게 해서는 중국 전체를 깊이 이해하지 못한다"며 "이는 손 대표의 전략적 안목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치켜세웠다.


박지성 선수가 사인한 축구공은 손 대표와 시 부주석의 면담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촉매제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손 대표는 시 부주석이 축구를 좋아한다는 이야기를 전해듣고 박 선수에게 요청해 축구공을 선물했던 것이다. 손 대표는 중국의 월드컵 본선 진출 및 우승, 월드컵 개최라는 시 부주석의 개인적인 소원 3가지를 들을 수 있었고,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받았다.

손 대표는 간 나오토(菅直人) 일본 총리에 이어 중국의 시 부주석을 직접 만나면서 명실상부한 야권의 유력 대권주자로서의 이미지를 구축하는데 성공했다. 남은 것은 이를 발판으로 그동안 주장해온 '민생진보'를 국내정치에 어떻게 접목시키느냐 하는 것이다. 그가 시 부주석에게 공산당 창당 90주년을 맞아 덕담으로 건넸던, 국민의 생업을 안정시키는 일이 정치의 근본이라는 의미의 '제민지산(制民之産)'은 손 대표에게 오히려 절실하다. 국제 외교무대에서 첫발은 성공적으로 내디딘 것으로 평가되지만, 국내 정치상황은 녹록치만은 않다. 귀국 이후 손대표의 정치적 행보가 주목되는 이유다.




김달중 기자 d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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