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의원 기자] 금 값은 지난달 27일 심리적 지지선인 온스당 1500달러선이 붕괴된 이후 하락세를 걷다 지난 1일, 6주만에 최저치로 주저 앉았다.
금 값은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지난 1일 전 거래일 대비 온스당 1.4% 하락한 1478.01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6주만에 가장 낮은 가격으로 9거래일 연속 5%나 하락했다.
금값은 지난 12개월 동안 상승세를 유지해왔다. 그리스 디폴트 위기로 투자자들은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금 매수에 뛰어들었고 중국과 인도의 금 수요 증가는 금 값 상승에 힘을 보탰다.
그러나 이제 금 값은 상승 동력을 잃었다는 관측이다.
RBC 캐피털마켓 글로벌 퓨처스의 조지 제로 부회장은 “그리스 문제에 대한 낙관론이 대두되면서 금을 사려는 사람이 없다”고 밝혔다.
아울러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지난해 11월부터 실시한 6000억달러 규모의 국채매입프로그램(2차양적완화·QE 2)이 지난달 말로 종료되면서 달러가 강세를 보이는 것도 금 가격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또 금 수요를 이끌어낼 특별한 행사가 없는 것도 금 가격 하락에 일조하고 있다. 보통 인도 최대 축제인 디와리 축제와 중국 설날 등 주요 축제로 금 수요는 여름 후반부터 이듬해 봄까지 증가하지만 축제가 없는 6~7월 기간에는 금 수요가 없어 가격이 하락하는 패턴을 보인다.
에델 튤리 UBS 귀금속 투자 전략가는 “2009년 7월1일 금값은 20달러가 하락했고 2010년 7월1일에는 46달러가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튤리 투자전략가는 “(6~7월은) 금 실물 구매자들의 수요가 뜸한 전형적인 기간”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금 값이 1475달러 아래로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 금은 실물 구매자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수준으로 떨어질 필요가 있고 이때가 되면 금 값 하락을 기다리던 투자자들이 투자에 뛰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원자재 가격이 꼭지를 찍은 뒤 떨어진 것도 금 값 하락을 이끌었다.
국제 원유 가격은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전략비축유 방출을 결정하면서 지난 2주 사이 8.8%가 떨어졌다. 옥수수가격은 지난달 미국 농무부(USDA)가 옥수수 재고와 작황 상태가 기대 이상이라는 발표를 내 놓은 뒤 최고치에서 20%나 하락했다.
원자재 가격 상승은 특히 신흥국들의 인플레이션을 일으키는 주범으로 이들 가격이 떨어졌다는 것은 인플레이션 우려가 완화될 것이라는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인플레이션이 완화되면 실물자산 가치도 동반 하락한다.
제임스 스틸 HSBC 귀금속 투자전략가는 “금 시장에 신흥시장 구매세력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의원 기자 2u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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