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불안감에 뱅크런 반사효과
[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저축은행을 빠져나간 돈이 시중은행 및 우체국 등으로 대거 옮겨간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4월말 현재 저축은행의 예금(외화 포함) 잔액은 73조4440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3조3486억원(4.4%) 줄었다. 반면 같은 기간 우체국 예금은 5조7726억원(11.9%) 늘어 총 54조4315억원을 기록했다. 은행 예금(외화 포함)도 총 925조7718억원으로 25조268억원(2.8%) 증가했다. 저축은행 부실 우려가 커지자 상대적으로 안전한 우체국과 은행으로 돈이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반사효과를 본 셈이다.
지난 1월 삼화저축은행을 시작으로 2월 부산저축은행 계열사 5곳 및 보해·도민저축은행 등 올 들어서만 총 8개 저축은행이 문을 닫았다.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원리금 5000만원 이하는 보장을 받지만 그 이상을 맡겼던 예금자들은 돈을 떼이게 되자 저축은행 고객들의 불안감이 커지면서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으로 이어진 것이다.
시중은행의 경우 저축은행처럼 영업정지를 받을 가능성이 거의 없고 우체국 예금은 법적으로 정부가 원리금 전액을 보장해 안전성이 높다. 지난 4월 농협이 해킹을 당하면서 전산장애 사태를 겪은 점도 우체국 예금 등의 증가에 일조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농협·수협·산림조합(구 임협) 등 상호금융의 예금은 4월말 현재 총 214조2346억원으로 올 들어 1조7828억원(0.8%) 늘어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신협도 4705억원(1.1%) 증가에 머물렀고 새마을금고는 오히려 2168억원(0.3%) 줄었다. 과거 상호신용금고로 문을 열었던 저축은행들의 부실이 속속 드러나자 애꿎은 새마을금고에도 불똥이 튄 것으로 보인다. 새마을금고는 예금자보호법 적용 대상은 아니지만 관련 법에 따라 자체 기금으로 원리금을 5000만원까지 보장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저축은행 부실 및 농협 전산망 장애 등 일련의 사태로 인해 우체국·시중은행 등 다른 금융기관들이 반사효과를 톡톡히 봤다"며 "부실 금융기관이라는 이미지 쇄신을 위해서는 적잖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자산운용사의 수신은 4월말 현재 총 287조9210억원으로 올 들어 14조9054억원(4.9%) 줄었다. 주가 상승세에 따른 차익실현 등으로 펀드 환매가 이뤄졌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반면 은행·증권사·보험사의 신탁계정 잔액은 자문형 랩(Wrap)의 인기 등에 힘입어 22조203억원 증가한 159조8699억원을 기록했다.
박민규 기자 yu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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