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중국 상무부가 사치품 수입관세 인하 문제를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을 명백히 하면서 명품업계에 희소식을 전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9일 보도했다.
야오지엔(姚堅) 상무부 대변인은 지난 15일 기자회견에서 "사치품 수입관세를 낮추겠다"고 밝힌데 이어 27일 "사치품 수입관세 인하는 시간문제"라고 또 한번 강조했다.
야오 대변인은 "국무원에 수입 증진을 위한 방안들을 제출할 예정인데 사치품 수입관세 인하 내용이 포함될 것"이라며 "중국 정부는 무역 불균형을 맞추기 위해 사치품 수입관세를 인하해야 한다는데 인식을 같이 하고 있지만 얼마만큼 인하를 해야 하는지 세부사항에 대한 각 부처간 의견 통합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현지언론 사이에서는 사치품 수입관세 인하율이 2∼15%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WSJ은 수입관세가 얼마나 인하될지, 구체적으로 어떤 품목들이 수입관세 인하 혜택을 입게될지 정해진 것은 없지만 정부가 사치품 수입관세 인하를 검토하고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중국 진출에 속도를 내는 세계 명품 브랜드들에게 희망을 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사치품 시장이 성장하고 있는 국가임과 동시에 2020년께 명실상부 세계 최대 사치품 시장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
중국이 수입 사치품에 대해 매기고 있는 세율은 가방, 와인, 시계, 화장품류의 경우 10~30%다. 높은 세율 때문에 소득 수준이 높아진 중국인들은 중국에서 사치품을 구매하기를 꺼리고 가까운 홍콩에서 물건을 직접 사가지고 들어오는 방법을 택한다. 지난해 중국인에게 판매된 사치품 가운데 50% 이상은 해외에서 구매가 이뤄졌다. 중국인들이 연간 외국에서 구매하는 사치품은 2000억위안(33조원)에 달한다.
상무부가 사치품 수입 관세 인하를 검토하고 있는 이유는 수출과 투자에 의존한 기존 중국 경제의 성장 모델에서 내수 확대를 촉진하기 위해서다. 중국 정부는 수입 증가를 통해 과도한 무역흑자 폭을 줄이고자 한다.
하지만 사치품 수입 관세 인하는 갈수록 벌어지고 있는 빈부격차로 인한 사회 불만을 키울 수 있는 부작용이 있고, 중앙정부의 세수입을 축소시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중국 내부에서 적잖은 반발이 예상된다.
중국 시장에 진출한 명품업계는 중국의 사치품 수입관세 인하 검토를 환영하는 입장이지만 중국 내 반발 때문에 인하 조치가 취해지기 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샤넬, 루이뷔통모엣헤네시(LVMH) 등을 회원사로 두고 있는 주중유럽연합상공회의소(EUCCC)도 "당장 사치품 수입관세 인하는 힘들 것으로 보기 때문에 회원사들에게 중국의 수입관세 정책 변화에 맞춘 전략 변화를 꾀하라고 주문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박선미 기자 psm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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