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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 큰 베팅’ 이재현 회장의 승부수, 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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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미래 신사업에 대한 오너의 강력한 의지, 거대 삼성그룹과의 자존심 싸움, 아버지 대에서부터 걸친 불화의 앙금’. 대한통운 인수전이 막판 ‘역전 드라마’를 연출한 것은 이 모든 것을 아우르는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통 큰 한방’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대한통운이 매물로 나온 이후 줄곧 강력한 인수의지를 내비쳐온 이 회장은 주당 15만원대가 적정선이라 평가된 대한통운의 몸값을 직접 21만5000원으로 높여 쓰는 결단을 내렸다. 사실상 인수가격이 모든 향방을 가로지르는 인수합병(M&A)의 특성 등을 감안하더라도 당초 예상을 훨씬 웃도는 높은 가격이다. 오너가 아니라면 결코 가능하지 않았을 금액이라는 것이 세간의 평가다.

‘통 큰 베팅’ 이재현 회장의 승부수, 통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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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는 대한통운 인수를 통해 아시아 넘버원 물류망을 구축하겠다는 그룹 청사진에 대한 이 회장의 의지가 강력하게 작용했다. 또한 친척 기업인 삼성SDS의 포스코 컨소시엄 합류, 삼성증권의 자문계획 철회 등으로 깎여버린 자존심도 큰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된다.


이 회장은 삼성SDS가 인수전 막판에 ‘라이벌’ 포스코와 손잡으며 삼촌인 이건희 삼성 회장, 사촌동생인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과 경쟁구도에 서게 됐다. 특히 본입찰 마감 전일 CJ측 인수자문사였던 삼성증권이 자문계획을 철회하면서 양측 간 갈등은 법적대응을 불사하는 감정싸움으로까지 치달았다.

게다가 그룹 경영권을 둘러싼 아버지대의 불화, 그룹 분가과정에서의 갈등까지 얽혀 ‘포스코 VS CJ’의 인수전 양상은 결국 ‘삼성 VS CJ’의 자존심 대결로 변질됐다.


회장 취임 10년을 앞둔 이 회장에게 있어 사실상 이번 인수전은 그간 10년을 평가받고 새로운 10년을 준비하는 시험대나 다름없었다. 결국 이 회장은 이 시험대 앞에서 포스코와 삼성SDS 컨소시엄이 예상치 못한 금액을 써내는 ‘통 큰 베팅’을 감행, 최후 승자가 됐다.


이 회장은 고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장남이었던 ‘비운의 황태자’ 맹희씨의 아들이다. 1987년 이병철 회장 별세 후 제일제당 등 일부 계열사를 이끌고 삼성그룹에서 독립했다. 그룹 지휘봉을 잡은 지 10년이 가깝도록 TV 등 매스컴에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은둔의 황태자’라는 별명이 붙은 인물이기도 하다.


평소 이 회장은 할아버지인 이 창업주가 주창한 ‘메기론’을 강조하는 등 명실상부한 ‘적자’임을 은연중에 드러내왔다. 메기론은 미꾸라지가 있는 연못에 메기를 풀어놓으면 미꾸라지들이 메기에 잡아먹히지 않기 위해 더 열심히 헤엄쳐 더 건강해진다는 것으로, 이 회장은 평소 위기 때마다 임직원들에게 메기론을 언급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조슬기나 기자 se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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