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2000선을 위협받던 코스피에 다시 '직진 신호'가 떨어진 걸까. 그리스 의회가 새 내각에 대한 신임안을 가결하면서 그리스 위기 해결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 전날 코스피는 상승 마감했다. 지난 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도 '깜짝 쇼'는 없었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2차 양적완화는 예정대로 6월에 종료하되 만기가 도래한 모기지증권(MBS) 수익을 채권 매입에 재투자하는 방식을 택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렸다. 이번 주를 고비로 그리스 지원책이 가닥을 잡아가고 유동성 위축에 대한 걱정이 완화되면서 투자심리가 안정될 것이라는 긍정론이 있는가 하면, 여전히 경기와 이익모멘텀은 약화되고 있다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따라서 단기적으로는 오는 28일로 예정된 그리스 긴축안에 표결 등 대외 변수에 주목하면서 상반기 마무리를 위한 수익률 관리에 나설 기관의 움직임에도 주목하라는 분석이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이번 주를 고비로 그리스 문제와 미국 경기에 대한 논란이 잦아들면서 국내 증시가 바닥탈출에 나설 것으로 봤다. 미국 경기가 완만하게 성장하면서 실업률은 점진적으로 하락하는 패턴을 보일 것이라는 설명이다.
김 팀장은 "사실 미국 경제는 더디다 싶을 정도로 완만하게 성장하고 있는데 비해 심리지표는 훨씬 큰 반경을 가지고 움직인다"며 "좋을 때는 과잉 기대를, 나쁠 때는 과잉 우려를 하기 때문에 다음달 1일 발표되는 미국 공급관리자협회(ISM) 제조업지수가 경기위축을 시사하는 50 이하로 하락한다 해도 놀랄 필요는 없다"고 전했다.
반면 본격적인 상승추세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경기와 이익'이라는 양축을 확인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이재만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그리스 재정위기 문제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는 점은 5~6월 글로벌 증시를 지배했던 리스크 중 하나가 완화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면서도 "여전히 경기와 이익모멘텀은 약화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리스 관련 리스크 완화로 저점 형성 가능성에는 무게를 둘 필요가 있지만, 변동성 확대 여지가 남아 있다는 점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박중섭 대신증권 애널리스트 역시 "5월 초부터 두 달 가까이 진행된 코스피의 조정에는 2분기 실적 발표 시즌을 목전에 두고 실적 전망치가 하향조정된 점도 한 몫 했다"며 "아직은 실적 전망치 하향이 IT·화학 등 일부 업종에 국한돼 나타나고 있으나 실적 시즌에 가까워질수록 실적 전망치의 변동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박 애널리스트는 코스피의 변곡점은 다음달 초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공급관리자협회(ISM) 제조업지수가 한 차례 더 하락하면서 50에 가까워지면 향후 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커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그리스 지원에 대한 결론도 이번달 말 긴축 프로그램의 입법화 여부에 따라 다음달 초에 결정된다.
따라서 단기적으로는 기관의 수익률 관리(윈도우드레싱)에 주목한 투자를 진행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기관이 보유한 포트폴리오에서 비중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화학, 자동차 등 기존 주도주와 지난달 이후 투신권의 누적 순매수 규모가 2000억원을 웃도는 건설, 보험, 유통에 대한 관심이 유효하다는 평가다.
한치환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도 보험과 건설, 음식료, 유통 등 내수업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익 전망치가 개선되고 있는데다 외국인 매매의 영향력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는 점을 강점으로 들었다. 그동안 소외되면서 밸류에이션 매력이 부각된다는 점과 함께 정부의 내수 부양 가능성이 제기된다는 점에서 우선적인 관심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김유리 기자 yr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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