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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앤비전]방산비리, 책임감리제로 잡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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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앤비전]방산비리, 책임감리제로 잡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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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불량무기 문제가 잇따라 불거져 국민들의 우려가 컸다. '방산비리'라는 단어가 방위사업청 직원들이 가장 싫어하는 단어가 되었다.


그 와중에 T-50 고등훈련기 수출계약이 체결되어 잠시라도 고민을 잊을 수 있었다. 인도네시아 상공을 우리의 첨단비행기가 20~30년 동안 누빈다고 생각하니 가슴 벅차다. 우리 젊은이들에게 미래의 희망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뿌듯하다. 차제에 다른 무기들도 불량 '제로'를 실현할 방법을 모색하느라 방사청이 요즘 분주하다.

지난 4월 국회에서 '현재 방위사업은 과정의 투명성을 강조한 나머지, 결과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는 구조'라는 뼈아픈 지적이 있었다. 절차적 적법성만 강조한다는 얘기다. 불량원인이야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는 풍토 그 자체가 큰 불량이다. 한강다리 건설붕괴를 계기로 턴키공사에 '책임감리 제도'를 도입하지 않았던가?


방위사업에도 책임감리제 도입을 검토해야 할 시점이다. 이 제도를 도입하면 개발비용은 더 들겠지만, 여러 가지 이점이 있다.

우선은 불량납품을 줄일 수 있고 발주와 납품 사이에 민간기관이 개입하기 때문에 책임소재가 명확해진다. 담당 공무원들의 관리부담도 줄일 수 있다. 완벽한 무기가 개발되면 우리 군의 전력이 강화되는 것은 물론, 장기간 수출시장도 열린다.


담당 공무원들의 전문성도 더 확충해야 한다. 6년 전 방사청이 출범할 때와 비교하면 전문성이 눈에 띄게 높아졌지만 기술이 계속 발달하기 때문에 전문성을 더 높여야 한다. 전문성이 높아지면 불량을 예방할 수 있고, 개발자나 제조자도 책임전가가 어렵게 된다. 담당자가 잘 모르면 계약상대방은 불량을 감추려 들 것이다. 책임성 부재가 전문성 결여라는 촉매제를 만나면 비리, 불량과 화학적 결합을 하기 쉽다.


비리를 없애면 불량도 예방된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의 지역개발 담당자로부터 들은 얘기다. ADB가 지원하는 모 국가를 방문했을 때 개발사업을 담당하는 고위관료가 집으로 초청하였다. 언덕 위의 대규모 저택이었는데 그 관료는 멀리 도시를 가로지르는 강의 다리들을 가리키면서 "우리 집 아래채는 첫 번째 다리를 만들 때 지었고, 위채는 두 번째 다리, 사랑채는 몇 번째 다리, 본채는 맨 왼쪽에 있는 다리를 건설할 때 지었다"고 하더란다. 그런데 맨 왼쪽 다리는 무너져 내렸다면서 어이없어 했다. 비리가 불량다리를 만든 것이다.


불량무기를 없애려면 정확한 설계와 전문적인 성능시험, 그리고 완벽한 품질검사가 필요하다. 성능시험과 품질검사의 기준과 방법, 검사기관의 독립성과 객관성을 확보해야 한다. 현장에서의 실전테스트도 강화해야 품질의 안정성을 담보할 수 있다. 실험실 시험과 약간의 현장테스트만으로 곧바로 양산에 들어가는 현재의 방식은 문제가 있다. 앞으로는 무기가 개발되면 우선 소량 생산하여 군에서 1년 정도 현장시험을 하고 문제점을 고친 뒤 양산토록 할 계획이다.


지금까지는 개발기간을 의욕적으로 설정한 뒤 목표시기를 맞추는 데 정열을 쏟았다. 시기를 억지로 맞추려면 불량품이 개발되고, 억지로라도 맞추기 어려우면 핵심부품을 해외에서 도입해야 했다.


앞으로는 우리의 기술개발능력을 정확히 진단해서 국내개발 여부와 개발기간을 설정하고, 개발일정을 보다 치밀하게 관리해야 한다. 방산정책의 핵심은 국산화 개발이지만 계획된 기간 안에 개발해 내지 못하면 국가안보에 구멍이 뚫리고, 해외도입을 거부할 명분도 없어진다. 국가안보와 치밀한 일정관리는 어느 하나 포기할 수 없는 과제다.




노대래 방위사업청장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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