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선호 기자] LG전자의 하락세가 심상찮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등 다른 IT주들도 최근 부진했지만 LG전자의 약세가 유독 심하다. 전날 삼성전자 등이 대부분 반등했지만 LG전자만 홀로 하락세를 지속했다. 전문가들은 2분기 영업이익이 시장의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주가 하락을 심화시켰다는 반응이다.
15일 오전 9시3분 현재 LG전자는 전일대비 400원(0.48%) 상승한 8만3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 52주 신저가를 기록한 후 반등하는 모습이다. LG전자는 지난달 25일 올해 들어 처음으로 10만원대 밑으로 주가가 밀린 후 보름만에 8만원대로 주저앉았다. 10만원대가 깨진 것은 지난해 9월 구본준 부회장 체제 출범 이후 처음이다.
이 같은 LG전자의 주가 흐름은 같은 업종에 속한 다른 종목들과 비교해도 눈에 띈다. 유가증권시장이 전체적으로 조정기를 거치는 가운데 다른 종목들은 큰 폭의 하락 없이 주가가 박스권을 형성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80만원대 후반과 90만원대 초반을 오르내리고 있고, 반도체 업황 우려로 지난달 급락했던 하이닉스도 2만원대 중후반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LG전자의 부진을 기업 내부 요인에서 찾고 있다. 특히 2분기 영업실적 마감을 앞두고 예상밖의 부진이 주가를 끌어내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소현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서유럽 스마트폰 마케팅 비용 발생과 피쳐폰 구조조정 비용증가로 모바일커뮤티케이션(MC) 사업부의 흑자전환이 어려울 전망”이라고 밝혔다. 2분기 영업이익도 시장추정치인 3270억원을 크게 밑도는 1810억원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화증권은 홈어플라이언스(HA)사업부와 에어컨디셔닝&에너지솔루션(AE)사업부의 실적부진이 2분기 전체 실적부진으로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김윤호 한화증권 연구원은 “HA사업부는 LG전자의 캐시카우(수익창출원)였다는 점에서 더 부정적”이라며 “경쟁심화에 따른 출혈 경쟁이 실적부진을 불러왔다”고 밝혔다. 또 AE사업부는 투자가 진행되고 있어 당분간 수익성 확보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주가 부진이 장기간 계속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강윤흠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분기별 실적 모멘텀이 두드러지기 힘들어 보인다”면서 “본격적인 반등보다 플래그십(주력상품) 스마트폰의 출현이 기대되는 내년 상반기까지 조정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덧붙였다.
지선호 기자 like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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