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해수 기자] 한국제분협회장을 맡고 있는 이희상 동아원 회장이 밀가루 가격 추가 인상을 시사하면서 밀가루를 원재료로 사용하는 가공식품의 가격이 도미노식으로 인상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 회장은 13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대한상공회의소 중견기업위원회' 기자간담회에서 “국제 곡물 가격이 상승하면서 제분업체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조만간 정부와 실무 협의를 통해 올해 안에 추가 인상하는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회장은 “올 상반기 17% 정도는 올렸어야 했지만 정부의 물가 단속 등으로 한 자릿수 밖에 인상하지 못했다”면서 “올 3분기 실적이 굉장히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동아원은 지난 4월 밀가루 가격을 평균 8.6% 인상한 바 있다.
이 회장은 밀가루 가격 인상이 국제 원맥 가격 급등 때문임을 명확히 했다. 이 회장은 “국제 곡물가가 내린다면 국내 업체도 내리겠지만 아직 그럴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 인상이 불가피 하다”고 강조했다. 국제 원맥은 현재 전년동기 대비 약 70% 가량 오른 상황이다.
그동안 국내 제분업체는 국제 원맥 가격 상승에도 가격을 올리지 않았다. 4월 단행한 가격 인상은 지난 2008년 4월 이후 3년만의 일이다.
그러나 밀가루 가격이 인상되면 제과·제빵·라면 등은 물론 식당 음식값도 줄줄이 오를 수밖에 없다. 물가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는 정부와 갈등을 빚을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업계 관계자는 “가격 인상은 불가피하지만 정부의 강한 반발이 예상된다”면서 “가격 인상 시기는 크게 늦춰질 수 있다”고 말했다.
조해수 기자 chs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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