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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로호 폭발 원인 가설 좁혀져..."한·러 책임공방 계속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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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수진 기자] 지난해 6월10일, 기대 속에 발사됐던 나로호는 이륙 136초 후 폭발했다. 2차 발사도 실패로 돌아간 것이다. 현재 발사 실패 원인은 3가지 가설로 좁혀졌으나 한국과 러시아의 책임 공방은 계속되고 있다.


정부는 9일 광화문 정부종합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나로호 2차 발사 실패원인 조사 경과와 향후 계획을 발표했다. 정부는 나로호 2차 발사 직후인 지난해 6월15일부터 국내 항공우주연구분야의 산학연 전문가 17인으로 '나로호 2차 발사 조사위원회(조사위원회)'를 운영중이다. 한국과 러시아가 4차 회의까지 진행한 '한·러 공동조사위원회(FRB)'와는 별도 조직이다.

장착 센서와 카메라로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발사 136.3초 이후 1차 충격이 발생했으며 이후 137.3초경 2차 폭발이 일어나 통신이 두절됐다. 조사는 1차 충격과 2차 폭발의 원인을 밝히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한·러 공동조사위원회가 지금까지 제기한 실패 시나리오는 3가지다. 첫번째는 2단부의 비행종단시스템(FTS)가 오작동하면서 상단부 킥모터 고체 추진제가 연소해 폭발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1단부의 산화제 가압·순환 시스템 오작동으로 새어나온 산화제가 1·2단 연결부에서 폭발했다는 추정이다. 세 번째로는 1단부의 1-2단 분리용 폭발볼트의 오작동이 의심되고 있다.

조사위원회는 한·러 공동조사위원회가 내 놓은 실패 가설에 대한 정밀분석 작업을 수행중이다. 첫 번째 추정원인에 대해서는 전기시스템을 조사하고 있다. FTS가 오작동했을지, 이로 인해 킥모터 추진제에 불이 붙을 가능성이 있는지를 보는 것이다. 두 번째 추정원인과 관련해서는 비행 환경 아래서 나로호 내부 성분 점화가 가능한지, 세 번째 추정원인에 대해서는 폭발볼트 오작동 가능성을 검토중이다.


첫번째 가설은 러시아가, 두번째와 세번째의 가설은 한국 측이 제시한 것이다. 책임 소재를 두고 입장이 갈리는 것이다. 첫번째 가설대로 2단부 FTS가 문제라면 책임은 2단을 제작한 한국이 져야 한다. 반면 두번째와 세번째 가설은 러시아가 만든 1단이 원인인 것으로 보고 있다.


양성광 교과부 전략기술개발관은 "실패 원인은 하나가 아니라 여러 가지가 한꺼번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결론지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양 전략기술개발관은 "그간 한국과 러시아가 발사실패 책임을 따지는 데 치우쳐 논의가 답보상태에 머물고 있었다"며 "중립적인 입장에서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한·러 공동조사위원회와 별도로 러시아 연방우주청과 한국 교과부 차원의 한·러 공동조사단을 구성한다"고 밝혔다. 이 공동조사단은 발사 계약에 직접 참여한 한국의 항공우주연구원과 러시아 흐르니체프사를 제외하고 양국에서 15명씩 중립적 전문가를 뽑아 구성한다. 한국측은 지금까지 운영해 온 조사위원회 구성원을 중심으로 조사단을 구성할 예정이다.


양 전략기술개발관은 "이번에 만들어지는 공동조사단은 한·러 공동조사위원회보다 상위에 위치하는 조직"이라며 "한·러 정부 협의를 통해 한·러 공동조사위원회를 대체할지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3차 발사 시기 등 세부 사항이 새로 꾸려진 공동조사단에서 결정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이인 조사위원장은 "러시아는 한국 측이, 항우연은 러시아 측이 잘못했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공동조사단을 통해 1단 볼트 문제 등을 실험으로 확인하는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수진 기자 sj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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