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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K·MJ, MH의 ‘하이닉스’에 눈 돌린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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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전자 이기고 싶어한 왕 회장 꿈 실현, MH의 역작
왕자의 난의 희생양, MK, MJ의 외면 10년만에 현대가 복귀 가능성 고조
‘범 현대가’ 복원 위해 MK·MJ, MH 거두겠다는 의미


[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 지난 8일 하이닉스반도체 인수설과 관련한 유가증권 시장본부의 조회공시 요구를 받은 현대중공업측은 "확정된 사실이 없다"라고 답했다.

사실상 인수를 검토중이라는 뜻으로, 소문만 돌던 범 현대가의 하이닉스 되찾기가 수면위로 떠오른 것이었다. 다시 말해 오너 일가,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정몽준 의원(현대중공업 대주주)의 결심만 남은 것임을 의미한다. 과거 현대가 기업을 되찾을 때면 오너 일가 대표들이 논의해 교통정리를 했는데, 하이닉스도 마찬가지일 것으로 보고 있다.


사업적 측면에서 본다면 현대차나 현대중공업 모두 시너지가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신재생에너지, 자동차ㆍ선박의 IT 융복합화 추세를 놓고 볼 때 하이닉스는 매력이 있다. 하지만 하이닉스 인수는 '범 현대가' 복원이라는 명분이 더 앞선다. 현대종합상사, 현대오일뱅크에 이어 현대건설을 되찾은 마당에 마지막 남은 하이닉스를 인수하면 일단 복원 작업은 완성된다. 국내 다른 기업들도 하이닉스 인수에 한 발 빼고 있는 데다가 채권단의 매력적인 권유도 있고, 무엇보다 하이닉스 내부에서도 내심 기대를 하는 등 분위기는 무르익었다.

그런데 형제의 고민은 다른 데 있는 것 같다. 현대건설이 아버지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얼이 서려있는 반면, 하이닉스는 갈등을 빚었던 고 정몽헌 전 현대그룹 회장의 색채가 강한 회사이기 때문이다. 지난 1984년 전신인 현대전자 대표이사로 취임한 정몽헌 회장은 2000년까지 부임하며 회사를 세계 2위 D램 업체, 국내 3대 전자업체로 키워내며 삼성과 LG를 이기고 싶었던 아버지의 꿈을 이뤄냈다. 다른 형제들에 비해 존재감이 덜 했던 그는 현대전자의 성공으로 정주영 명예회장의 절대 신임을 얻으며 후계자군에 이름을 올렸고, 아들들은 형제가 아닌 경쟁관계가 됐다.


하이닉스는 왕자의 난의 희생양이 됐다. 그룹 경영권을 둘러싼 형제간의 갈등, IT거품 붕괴와 LG반도체 인수 차입금 부담에 따른 대규모 유동성 위기, 미국과 유럽의 통상압력까지 겹친 회사는 결국 2001년 그룹에서 계열 분리 됐다.


2003년 정몽헌 회장이 세상을 떠나며 미약하게나마 하이닉스와 범 현대가를 이어왔던 끈도 끊어졌다. 현정은 회장이 지휘봉을 잡은 현대그룹은 여력이 부족해 인수는 엄두도 못내고, 형인 정몽구 회장의 현대차그룹과 동생 정몽준 의원이 대주주로 있는 현대중공업은 틀어진 감정으로 하이닉스에 눈길도 돌리지 않았다. 단 한 번도 하이닉스에 몸 담아보지 않았던 형제들은 심지어 하이닉스가 현대가와는 상관없다고 여겼다.


분위기가 바뀐 것은 올초부터다. 정주영 명예회장 타계 10주년인 올해는 하이닉스가 홀로서기를 한지 역시 10년이 됐다. 현대건설 인수로 정몽구 회장이 사실상 집안의 적통으로 인정을 받으면서 범 현대가가 하이닉스에 눈을 돌렸다는 것이다.


재계에서는 현대중공업이 하이닉스 인수전에 참여한다면 정몽구 회장과 정몽준 의원이 정몽헌 회장을 다시 가족으로 받아들이겠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보고 있다. 그를 포용함으로서 현대차와 현대중공업이 중심이 된 '정씨 일가' 중심의 현대가 복원작업은 더욱 굳건해 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하이닉스 주주협의회(채권단)는 이달 안으로 매각공고를 낸 후 7월초까지 인수의향서(LOI)를 접수한다는 계획이다. 범 현대가의 참여 여부는 열흘 이내에 결정될 전망이다.




채명석 기자 oricms@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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