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이명희 신세계 그룹 회장의 남편과 자녀가 850억원이 넘는 주식가치를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명희 회장의 남편인 정재은 조선호텔 명예회장은 신세계 인터내셔날의 주식 154만8225주(30.12%)를 보유하고 있다. 326만7440주(63.57%)를 갖고 있는 신세계에 이어 2대주주다. 정 회장의 장남인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7640주(0.15%), 딸인 정유경 조선호텔 부사장이 3만963주(0.6%)를 소유해 정 명예회장 및 자녀들의 보유주식은 총 158만6829주(30.87%)에 달한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해 상장을 위한 첫 관문인 예비심사에서 적격 판정을 받아 통과했다. 이에 따라 이르면 오는 7월에 상장을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이 회사는 200만주 신주모집으로만 상장공모를 진행하는데, 희망공모가 밴드는 5만~5만5000원으로 총 공모금액은 1000억~1100억원이다. 희망공모가대로 상장될 경우 정 명예회장 일가의 주식가치는 최소 793억원에서 최대 852억원에 달한다.
정 명예회장은 2006년 ㈜신세계 주식 147만4571주(7.82%)를 정용진 부회장에게 84만주, 정유경 부사장에게 63만4571주를 각각 증여했다. 당시 신세계의 종가 46만6000원을 기준으로 했을 때, 7000억원어치에 해당하는 주식을 증여한 셈이다. 정 부회장과 정 부사장은 신세계 주식 66만956주를 증여세 명목으로 현물납부해 화제가 됐다. 현물로 납부한 신세계 주식은 당시 가치로 3500억원가량으로 재계 역사상 최대금액이었다.
정 명예회장은 경기고, 서울대 공대를 나와 미국 컬럼비아대학에서 수학했고, 1980년대 중반 삼성전자와 삼성전관(현 삼성SDI) 사장을 겸임하며 경영인의 자질을 키워왔다. 그러나 1986년 3월 47세의 나이에 갑자기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경영일선에서 멀어졌다. 이어 삼성종합화학, 삼성항공 등으로 옮기면서 삼성그룹의 핵심에서도 점차 멀어져 갔다.
신세계가 계열분리되던 1993년부터 신세계 회장을 지내기도 했지만 1996년 1월 조선호텔 명예회장에 취임하면서 사실상 현역 경영인 생활을 마감했다.
남편과 달리 이명희 신세계 회장은 국내 재벌가 여성 가운데 유일하게 주식평가액이 1조원이 넘는다.
아직 자녀들에게 지분을 상속하지 않았다. 삼성그룹 창업주 이병철 회장의 다섯 째 딸인 이 회장은 지난 3월말 기준 ㈜신세계 652만4486주(17.3%)와 신세계건설 37만9478주(9.49%)를 보유해 주식평가액이 1조7000억원에 달한다.
실질적인 경영은 장남인 정용진 부회장이 총괄하고 있지만 최대주주이자 그룹 회장으로써 이명희 회장은 막후에서 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셈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1996년 설립된 의류제조 및 판매업체로 지난해 매출액 5831억원, 영업이익 448억원, 순이익 381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예상매출은 7800억원, 세전 순이익은 510억원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상장하게 되면 신세계 그룹 내에서 6번째 상장사가 된다.
이규성 기자 bob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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