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고기와 돼지고기 가격의 역전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대형마트들은 한우 소비 촉진을 위해 '삼겹살보다 싼' 한우를 판매하는 행사를 속속 마련하고 있다.
2일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전국 도매시장에서 거세한우(1++등급) 평균 가격은 ㎏당 1만5145원으로 한달 전 1만6533원에 비해 8.4% 하락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2만594원과 비교하면 무려 26.5% 낮다.
반면 돼지고기(박피돈, 1+등급) 경매가격은 ㎏당 7980원으로 한달 전 평균 6570원에 비해서는 21.5%, 지난해 같은 기간 4731원에 비해서는 68.7%나 급등했다.
소매시장에서는 대형마트들이 가격 인하 경쟁에 나서면서 쇠고기 불고기 가격이 삼겹살과 비슷한 수준으로 저렴해졌다.
홈플러스는 2일 현재 전국 점포에서 2등급 한우 불고기를 100g당 1980원에 판매중이다. 신한카드로 결재하면 100g당 1480원에 구입할 수 있다.
롯데마트도 2등급 한우 불고기와 국거리를 각각 100g당 2000원에 내놓고 있다.
이마트 역시 오는 4일 전국한우협회와 함께 KB국민카드, 또는 삼성카드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한우 1등급 등심 55t을 100g당 3220원에, 한우 국거리와 불고기 150t을 100g당 1960원에 기존보다 30% 할인 판매한다.
반면 홈플러스의 삼겹살 가격은 100g당 1880원, 롯데마트는 1900원으로 한우 불고기와 비슷하고, 이마트 역시 일반 삼겹살은 100g당 1880원에 판매하고 있다.
시중 백화점에서 판매하는 일반 삼겹살 가격이 100g당 3290원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대형마트의 쇠고기 가격은 훨씬 저렴한 셈이다.
문제는 여름 휴가철이 다가오면서 6~7월 돼지고기 가격이 추가 상승할 수도 있다는 점. 수요가 많은 삼겹살을 중심으로 가격이 한동안 더 오르면서 쇠고기와 돼지고기의 가격 역전 현상은 심화될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전문가들의 예상도 크게 다르지 않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경우 이달 또는 다음 달 사이 한우 지육 1등급 가격이 kg당 1만2000원 밑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출하물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1.7% 늘어난 19만2000마리에 달하고, 올해 1~4월까지의 쇠고기 수입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0.4% 늘어나는 등 공급량이 대폭 증가했기 때문이다.
반면 돼지고기는 긴급할당관세 지정으로 수입량이 전년동기대비 139%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구제역 이후 줄어든 사육두수가 회복되지 않고 있어 물량 부족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삼겹살과 목살 등은 여름 휴가철에 수요가 크게 늘어나는 만큼 올 추석 이전까지 쇠고기와 돼지고기의 가격 흐름은 상반된 모습을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인경 기자 ikj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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