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값 높은 전기가스, 섬유의복, 유통, 음식료"
"펀더멘털 개선 기대되는 금융주에도 관심을"
[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5월의 마지막 날이다. '팔고 떠나라'던 5월이 마무리되고 있지만 투자심리에는 아직도 먹구름이 잔뜩 끼어있다.
지난 주 후반 빠른 반등으로 이번 주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면서 다가오는 6월을 화창하게 맞이하나 했더니, 전날 지수가 재차 하락하면서 투자자들에게 또다시 실망감을 안기고 말았다. 무엇보다 규모면에서는 미미했으나 외국인이 사흘 만에 순매도로 돌아선 점이 살아나던 희망의 불씨에 찬물을 끼얹었다. 5월의 막바지, 하루 앞을 가늠하기 힘든 장세가 이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전문가들 역시 지수의 불규칙한 혼조 국면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상승을 이끌어 줄 수 있는 모멘텀을 찾기 어렵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됐다. 이번주 주요 경제 지표들이 발표될 예정이지만 미국·중국의 제조업 지수, 미국의 주택가격 지수 등이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모멘텀을 주기는 힘든 상황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유럽 지역 은행들의 주가 움직임에서 유로존 악재에 대한 증시 민감도가 줄어드는 모습이 포착돼, 기존 악재의 무게가 줄어들고 있다는 점에서 '급락'에 대한 리스크 역시 크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외국인의 '팔자'세 역시 '정점은 지났다'는 의견에는 대부분 동의하나, 본격적인 순매수 전환에는 다소 시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외국인의 코스피 순매수와 추이를 같이하는 달러 약세 흐름이 아직은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어렵기 때문이다.
대신증권은 "당분간 달러 강세를 야기하는 요인들과 달러 약세를 야기하는 요인들이 팽팽히 맞설 것"이라며 "이와 같은 상반된 흐름은 다음 주를 고비로 차츰 달러 약세로 방향을 잡아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첨예하게 의견 대립을 보이고 있는 그리스 지원문제가 어떻게 방향을 잡아갈지 예측하기 힘들지만, 공멸을 선택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을 가정하면 다음 주 국제통화기금(IMF)의 그리스 감사결과 발표를 시작으로 주변국의 적극적인 해결노력이 전망된다는 것. 6월 유럽중앙은행(ECB) 회의 이후 7월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달러 가치의 하락에 압력을 더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동양종금증권 역시 당분간 한쪽으로의 방향성을 이끌어 내기보다 불규칙적인 등락이 거듭되는 상황이 연출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조병현 애널리스트는 "5월 중 나타난 조정 폭이 지난 2009년 이후 나타났던 평균적인 조정폭 수준에 근접한 상황인데다, 국내 증시의 12개월 예상 주가수익비율(PER)도 9.7배 수준까지 내려와 있다"며 "최근 증시의 직접적인 하락 원인으로 작용했던 유럽 지역에 대한 우려도 해당 지역의 금융주 주가 추이로부터 미루어 봤을 때 상당 부분 반영이 마무리 된 것으로 기대해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여전히 상승을 이끌어 줄 수 있는 모멘텀을 찾을 수 없다는 점을 한계로 지적했다. 주 중 발표될 경제 지표들의 컨센서스가 전반적으로 부정적으로 형성돼 있어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감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
따라서 투자 전략 역시 두 가지 관점으로 나눠 볼 필요가 있다는 진단이다. 반등 구간에서의 단기 매매를 통해 수익률을 제고하겠다는 전략일 경우, 5월 중 코스피 반등 출현시 평균적으로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운수장비와 화학 업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불규칙한 등락이 신경 쓰이는 투자자라면, 코스피에 대한 업종별 초과 수익률과 상승·하락 국면의 발생 빈도를 이용해 기대값을 추정해 봤을 때 기대값이 상대적으로 높게 형성되는 전기가스, 섬유의복, 유통, 음식료 등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대우증권은 "추세 보다는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며 "금융시장 환경의 전반적인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을 반영해 견조한 기업이익이 지속되는 정유, 화학, 자동차 업종 뿐만 아니라 펀더멘털 개선이 기대되는 은행을 중심으로 한 금융주의 비중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주가 조정으로 가격 메리트가 높아진 종목들에도 관심을 가져보라는 조언이다.
김유리 기자 yr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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