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6년 만에 올랐던 담뱃값이 다시 내릴 것으로 보인다. 200원으로 인상된 지 불과 한 달 만이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다국적 담배회사인 BAT코리아는 던힐, 보그 등 주요 제품 가격을 빠르면 이달 말부터 현재 2700원에서 기존 가격인 2500원으로 다시 내리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지난달 28일 가격 인상을 단행한 지 불과 한 달 만에 던힐과 보그 1갑의 가격이 기존 2500원으로 복귀하는 '역전 현상'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담배 판매업소를 중심으로 BAT코리아가 담뱃값을 다시 내린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면서 "아직 결정된 사항이나 공문이 내려온 바는 없지만 BAT코리아가 시장점유율 하락으로 인해 인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담뱃값의 인하는 담뱃값을 인상함에 따라 소비자들이 경쟁사로 옮겨감에 따라 판매량이 급감한 것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BAT코리아는 지난달 28일부터 담배가격을 기존 2500원에서 2700원으로 200원(8%) 인상했다. 이후 마일드세븐 등을 판매하는 JTI코리아도 지난 4일부터 담뱃값을 200원씩 올렸다.
이후 훼미리마트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BAT코리아의 5월 2주차(9~15일) 판매량은 138만7060갑으로, 가격인상 전인 4월 3주차 판매량(192만9041갑)에 비해 28.1% 감소했다. 또 JTI코리아의 판매량도 같은 기간 87만9062갑에서 71만5165갑으로 18.6% 줄었다.
이에 비해 담배가격을 올리지 않은 업체들은 판매량이 늘어 상대적으로 반사이익을 봤다. KT&G의 판매량은 4월 3주차에 393만470갑이던 것이 5월 2주차에는 432만1385갑으로 9.9% 증가했다. 필립모리스 역시 같은 기간에 판매량이 16.7% 늘었다.
제품별로는 BAT의 던힐 켄트 보그가 각각 28.3%,28.1%,24.5% 감소했으며 JTI의 마일드세븐은 18.8% 줄었다.이에 반해 KT&G의 다비도프는 59.8%,보헴은 31.1% 늘었고,필립모리스의 말보로는 23.3% 신장됐다.
훼미리마트 측은 4월 3주차와 5월 2주차 사이에 BAT와 JTI의 판매 감소량이 총 70만5878갑으로 이 중 절반이 넘는 39만915갑(53.5%)이 KT&G 제품 구매로 전환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훼미리마트 관계자는 "글로벌 담배업체의 가격 인상에 대해 편의점 고객의 60%를 차지하는 30대 이하 젊은층의 불만이 상당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한국담배판매인회가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15일까지 전국의 흡연자 12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번 담뱃값 인상 이후 BAT 담배 소비자들은 31.2%, JTI 담배 소비자들은 구매량의 25.7%를 가격을 동결한 타사 제품으로 바꿨다고 응답했다.
BAT코리아 관계자는 이번 가격 인하에 대해 "결정된 것은 아무 것도 없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조강욱 기자 jomar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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