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20일부터 21일까지 이틀간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서 열린 20차 유럽부흥개발은행(EBRD) 연차총회에서 "창립 20주년이 된 EBRD는 성인식을 맞는 '약관(弱冠)'의 나이와 같다"며 "새로운 20년을 준비해야 할 역사적 전환점에 있다"고 말했다.
非유럽국가 장관으로는 처음 의장직을 맡은 그는 "최근 북아프리카와 중동에서 일고 있는 변화가 새로운 기회와 성장의 디딤돌이 될 수 있도록 뒷받침하자"며 "이를 위한 EBRD의 지원 대상 확대 등 역할 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BRD 설립협정문 1조는 지원대상국 범위를 '중동부 유럽(Central and Eastern Europe)'으로 한정하고 있어 이집트 등 북아프리카를 지원하려면 조항 개정이 필요하다.
회원국들은 지원 필요성에 공감했지만, 지원 시기나 방법 등 세부 사항에는 의견이 갈렸다. 미국과 EU 등 대부분의 공여국은 설립협정문 개정에 시간이 걸리는 만큼 특별기금을 통해 지원하자고 했지만, 일본과 네덜란드, 이스라엘 등은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들은 EBRD가 설립 취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해당 국가의 복수정당제 도입 등 민주화 진전 과정도 모니터링 하자고 주문했다.
윤 장관은 이에 따라 이사회에 각 국 대표들의 의견을 수렴하라고 요청했다. EBRD 이사회는 7월 31일 이전까지 지원을 위한 구체적 절차와 방법을 검토해 의장에게 보고하게 된다.
윤 장관은 아울러 "현재 세계 경제는 경기회복의 모멘텀이 지속되고 있지만, 건실한 경제발전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자본변동성에 대한 대처가 시급하다"면서 "EBRD가 핵심 과제로 추진중인 '수원국 자본시장 육성 이니셔티브'는 시의적절하다"고 언급했다. 또 올해 11월 부산에서 열릴 4차 원조효과 고위급포럼(HLF-4)에도 많은 관심과 지원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EBRD 창립 20주년, 카자흐스탄 독립 20주년을 맞아 '아시아와 유럽의 만남'을 주재로 열린 이번 총회에는 나자르바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과 마지모프 총리를 비롯해 63개 회원국 대표들과 국제금융계 주요 인사들이 참석했다.
윤 장관은 회기 중 미로우 EBRD 총재와 양자면담을 통해 재정부-EBRD간 경제발전경험공유사업(KSP) 협력 양해각서(MOU)도 체결했다. 양측은 KSP 사업의 효과성을 높이면서 국내 컨설팅 전문 인력의 국제시장 진출을 지원하는 계기를 마련하자고 합의했다.
박연미 기자 chang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