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L";$title="[오프/MBA] 김희천 고려대 교수 사진";$txt="";$size="220,164,0";$no="2011051311425969798_1.jpg";@include $libDir . "/image_check.php";?>[아시아경제 박현준 기자] #이동 통신사들 더 정확하고 빨리 문자를 전달하는 서비스를 하려고 서로 경쟁해왔습니다. 그러나 어느날 '카카오톡'이란 게 등장했습니다. 카카오톡을 스마트폰에 깔면 문자가 공짜입니다. 이동 통신사들은 처음에 이게 될까하고 생각했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습니다. 스마트폰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다들 카카오톡을 사용합니다. 문자 메시지 시장의 구조가 바뀐 셈입니다. 오늘은 김희천 고려대 교수가 이동통신사들이 경청할 만한 강의를 준비했습니다. 기업이 어떻게 잘못된 판단에 빠질 수 있는지를 김 교수가 말합니다.
사례=제약사'엘리 릴리'는 당뇨병 환자에게 필요한 순도 높은 인슐린을 생산했다. 이를 통해 불순물이 섞인 다른 회사제품에 비해 경쟁력을 갖출 수 있었다. 고순도의 인슐린을 요구하는 수요자들이 꾸준히 있었다. 그러나 1985년 '노보 노디스크'가 휴대하기 편한 펜형의 인슐린 주사기를 개발하면서 엘리 릴리의 위치가 흔들렸다. 그러나 엘리 릴리는 저마진의 펜형을 개발해 시장에 내놓으면 고마진의 병제품 인슐린 시장을 잠식당할까 두려워했다
엘리 릴리가 주도권을 놓친 이유는 노보 노디스크사에서 펜형을 인슐린을 개발해서다. 펜형의 등장으로 당뇨병 환자들은 병원에 가지 않고도 인슐린을 주사할 수 있게됐다. 그 전엔 주사 맞을 때마다 병원에 가야했지만, 펜형의 편리성에 시장이 반응한 것이다. 똑똑한 엘리 릴리가 이걸 인식 못했을까? 엘리 릴리사가 오만해서 소비자 입장에서 못 봤던 걸까? 아니었다. 엘리 릴리는 소비자들에게 "어떤 인슐린이 필요하냐"고 진지하게 물어봤다. 그런데도 릴리사가 실패한 건 자기가 누구와 상호작용하는가에 따라 생각이 달라진다는 점을 간과했기 때문이다.
인식의 네트워크 안에 있는 행위자들은 서로 정보교류를 한다. 그러면서 서로 특정한 컨센서스를 만들어 나간다. 네트워크 밖에 있는 정보를 인지하지 못하고, 사물을 같은 방식 해석하게 되는 것이다. 엘리 릴리 역시 같은 오판을 했다. 엘리 릴리의 인식 네트워크 상에는 순도 높은 인슐린이 필요한 중증환자와 최신 연구자들이 속해 있었다. 이들에게서 엘리 릴리는 "순도를 높여달라"는 요구를 받았기 때문에 시장 수요가 있다고 오판했다. 엘리 릴리는 소비자를 무시하지 않았다!
시장 형성 초기에 순도가 낮은 인슐린 사용에 따른 부작용이 있었을 때는 기술혁신의 중심이 인슐린 순도였고, 여기에 핵심역량을 가진 엘리 릴리가 시장을 주도할 수 있었다. 그러나 노보 노디스크가 시장 진입할 시점엔 대부분의 소비자 입장에서는 순도가 크게 중요하지 않을 정도로 대부분의 회사들이 기술력을 갖춘 상태였다. 100% 순도가 필요한 환자는 극소수였고, 대부분의 환자는 어느 정도의 순도만 돼도 만족했다. 고급 소비자 수요가 전체시장 창출과 연결될 때는 시장을 선도할 수 있으나 고급소비자 수요가 전체 시장이 원하는 것과 괴리가 생길 때 몰락한다는 점을 엘리 릴리는 몰랐던 것이다.
엘리 릴리의 오인은 기술중심적 사고와도 얽혀있다. 노보 노디스크의 펜은 보완재상의 혁신으로 인슐린 자체의 혁신이 아니었다. 인슐린 자체의 혁신이란 관점으로 보면서 별로 중요하지 않게 판단해버릴 수 있었다. 인슐린의 순도를 중요시한 엘리 릴리 역시 중요하지 않게 판단했다. 시장에 충격을 주는 혁신 포인트를 엘리 릴리가 잘못 판단한 것이다.
같은 일이 대형 컴퓨터 시장을 장악하고 있던 IBM에서도 있었다. 중형컴퓨터가 등장했을 때 IBM은 고객들을 대상으로 중형컴퓨터 수요를 조사했다. 고객들은 "필요없다"고 판단했다. 다른 경쟁업체에게도 같은 판단을 확인했다. 그래서 대형 컴퓨터 시장에서는 "중형 컴퓨터는 사업성이 없다"는 믿음이 생겨버렸고, 외부에서 "중형 컴퓨터는 괜찮다"는 네트워크가 생기고 IBM을 꺾을 때 대응을 못했다. 이런 패턴은 중형컴퓨터가 소형컴퓨터에 시장을 내줄 때도 반복됐다. '주도적 소비자'의 얘기를 들을 필요는 있지만 과거 성공의 '공식' 중요성이 떨어지는 순간에는 위험한 일이란 점도 알아야 한다. 고급 유저 얘기는 시장의 주류와 괴리 가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엘리 릴리는 "펜형 인슐린은 큰 마진이 남지 않는다"고 했다. 고마진을 포기하지 못해 저마진 병아리 회사의 등장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것이다. 이는 엘리 릴리 외에도 다른 대기업도 마찬가지다. 그러면 임원진은 왜 혁신을 하지 못할까. 임원진들은 "가장 마진이 좋은 시장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해서다. 기존 수익구조를 포기할 수 없기 때문이다. 통신 시장에서 인터넷 전화가 등장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수익 모델의 존재여부를 제쳐놓고 본다면, 문자 메시지 시장에 카카오톡이 등장한 지금도 그렇다. 또 임원진은 기술적 문제 위주로 하는 점도 지적할 수 있다. 시장 혁신가들이 가능성 중심으로 사고하는 것과 대비되는 점이다.
얼음왕 튜더 얘기를 깊이 새길 필요가 있다. 19세기에 튜더사(Tudor Company)는 겨울에 채취한 얼음을 여름에 파는 사업으로 크게 번창했다. 유럽과 인도ㆍ싱가포르까지 전세계 53개국에 얼음창고를 깔고 연간 500만톤이 넘는 천연 얼음을 팔았다. 그런데 제빙기술이 개발돼 미국 뉴올리언스에 제빙공장이 세워졌다. 인공얼음의 등장에 천연얼음 보관ㆍ운반회사인 튜더사는 어떻게 대응했을까. 튜더사는 비용에 승부 걸었다. 수요지 인근의 호수에서 얼음을 채취하는 게 관건이었기 때문에 주변 호수를 사들이고 컨베이어 벨트를 깔아 운송비를 줄였다. 제빙기로 만든 인공얼음은 증기유입으로 불투명한 탓에 주요 구매층인 왕과 귀족의 취향을 맞추지 못했고, 화확물질 처리도 제대로 못해 냄새가 났다는 단점을 고려한 까닭이다. 기술개발로 인공얼음의 등장을 극복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 것이다.
그러나 인공얼음의 불투명함과 냄새같은 기술적 난점은 금방 해결됐고, 튜더사는 밀려났다. 선도기업으로 떠오른 건 제빙기를 보고 사업가능성이 있겠다고 판단한 창업자와 기존 얼음 운반 시장에서는 별 볼일 없던 회사들이었다.
그러면 이같이 혁신포인트를 놓치는 인식론적 오류를 어떻게 극복해야하나? 회사에 벤쳐 자본을 두고 벤처 기업들을 끌어들이는 게 한 방법이다. 벤처기업들과 네트워크를 만들어 기존과 다른 네트워크를 통해 정보를 습득하는 것이다. 자신의 통상적인 네트워크 밖에 있는 다양한 소리에 귀를 기울이라는 의미다.
◆김희천 교수는..Texas A&M 대학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고 한국전력공사 전력경영연구소 자문위원, 대우조선해양 자문교수 등을 역임했다. 기업혁신과 벤처에 관심을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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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박현준 기자 hjun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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