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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 전산보안 5100억원 투입...최첨단 방화벽 갖춘다

시계아이콘읽는 시간01분 28초

[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농협중앙회가 새로 태어난다는 자세로 신뢰회복에 나섰다. 농협은 검찰수사를 통해 금융전산망 마비가 내부 소행이 아닌 북한의 사이버테러로 드러난데 대해 크게 안도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사태 은폐 및 축소 시도, 허술한 보안시스템 등으로 신뢰가 땅에 떨어진 만큼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하는 등 실추된 이미지 회복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최원병 회장은 "창립이래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전산장애로 인한 금전적 손실은 신뢰의 실추와 비할 바 못된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이어 "국민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고객피해는 적극 보상하고 일선 농ㆍ축협에 대해서도 보상방안을 마련할 것"이라며 "재발방지대책에도 만전을 기하겠다"고 강조했다.

◇재발방지 대책 마련=농협은 전산보안에 2015년까지 총 5100억원을 신규 투입한다. 최고 보안시스템과 최첨단 방화벽을 갖춘 IT센터 신축과 최신시스템 설치에 4000억원, 비상사태에 대비한 백업 및 재해복구시스템 확대에 930억원, 기타 기반시설 확충에 17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또한 정보보호 업무를 전담하는 최고정보보호책임자(CSO)를 두고 'IT통합관제센터'를 신설해 IT 인프라에 대한 상시 감시체제를 강화하는 등 보안관련 조직을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특히 현재 추진 중인 사업구조개편과 관련한 IT연구용역 결과를 토대로 금융ㆍ경제지주ㆍ은행ㆍ보험 등을 포함한 농협 IT시스템 운영 전략을 수립해 업계 최고 수준의 IT서비스도 제공할 예정이다.

아울러 정보보안전문업체인 안철수연구소의 컨설팅을 받아 국내 최고 수준의 보안시스템을 재구축하고, 보안서버 접속에 생체(지문)인식 기능 적용, 보조기억매체 사용 통제, 내부 통제시스템 정비 등 확고한 정보보호 관리체계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IT분야 전문인력도 기존 763명에서 1000여명으로 확대한다.


◇신뢰 회복에 총력=무엇보다 신뢰회복에 주력하고 있다. 4일 현재 농협에 접수된 피해보상 민원은 1385건으로, 이 중 1361건에 대한 피해보상을 완료했으며, 나머지 24건도 빠른 시일 안에 처리할 계획이다. 그러나 농협의 피해보상 원칙이 전산장애로 발생된 연체이자, 이체수수료 등에 국한돼 있어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일부 고객의 거래내역이 완전복구되지 않은 데다 집단소송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농협 관계자는 "집단소송이 일어나지 않도록 빠른 시일내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농협은 또 어수선해진 조직을 추스리는데 주력할 계획이다. 농협은 지난달 22일 사퇴한 이재관 전무이사의 후임 인선 작업에 들어갔다. 현재 인사추천위원회를 꾸려 적임자를 물색중이며, 이사회와 오는 12일 열릴 임시대의원회의 의결을 통해 새 전무를 선출할 방침이다.


◇금감원 특별검사는 연장=한편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18일부터 진행해온 공동조사의 결과를 보고 후속 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다. 한은 조사인력은 지난달 29일 철수했고, 금감원은 당초 이날까지 조사를 끝낼 계획이었으나, 12일까지 연장키로 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농협의 내부통제에 문제가 있다는 걸 상당부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검찰수사를 통해 드러난 문제점을 일일히 검토해 책임자와 구체적 재제 방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농협의 경우 금융을 담당하는 신용부문과 농업경제, 축산경제 등 사업부문별로 나뉘어 있어 임원들에게 일괄적으로 내부통제 미비의 책임을 물어 제재하기가 쉽지 않다는 게 금감원의 설명이다.




이광호 기자 kw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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