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태진 기자]부산저축은행그룹 대주주 모럴헤저드에 전직 간부 출신 감사가 연루됐을 가능성이 제기된데 이어 개인비리를 저지른 조사역 직원이 구속되고 다른 직원이 투신자살하는 등 흉흉한 소식이 잇따르자 금융감독원 임직원들은 패닉상태에 빠진 모습이다.
금감원은 3일 부산지원 김 모 수석조사역의 투신자살에 대해 "내부 경영기획 업무를 주로 맡아와 이번 부산저축은행 비리와 관련이 없다"면서도 정확한 사고 배경을 자체 조사하고 있다. 유서가 발견되지 않는 등 사인을 가늠할 수 있는 증거가 없어 경찰도 부산저축은행과의 연관성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금감원 부산지원은 임직원 전원을 비상소집해 김 씨의 정확한 사고 원인을 분석중에 있으며, 서울 본원 감찰실에서도 부산저축은행 예금 인출 등 부적절한 정황이 있었는 지 여부를 살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김 씨가 지난 2월 17일부터 사흘 동안 저축은행에서 돈을 인출한 직원이 있으면 신고하라는 내부 지침에 따라 부인의 5700만원 예금 인출 사실을 신고한 뒤 저축은행 사태가 확대되자 구설수에 오를 수 있다며 고민해 온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금감원 부국장 출신으로 현재 KB 자산운용 감사를 맡고 있는 이 모 씨가 검찰의 수사를 피해 잠적해 조직 내부를 술렁거리게 하고 있다. 이 씨는 금감원에 재직할 당시 보해저축은행 대표로부터 수 억원을 받은 혐의로 지난달 28일 체포영장이 발부됐지만 연락이 두절된 상태다.
금품수수 혐의 등으로 금감원 직원 5명이 구속, 연행된 이후 곳곳에서 터지고 있는 '인재'에 조직 내부에서는 추가 악재가 터지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최근 정계와 금융권 일각에서 금융감독기능을 한국은행에 통합시키는 방안을 언급하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인터라 직원들은 극도로 예민해진 상태다.
금감원 관계자는 "그렇지않아도 최근 사상 최대 폭의 부서장 물갈이 교체에 이어 팀장급 후속 인사를 앞두고 있어 정상적인 업무 진행이 어려운데 이런 일이 이어져 안타깝다"며 "직원들의 사기가 전반적으로 많이 떨어져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조태진 기자 tjj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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